광개토태왕 담덕 9 - 5국 전쟁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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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의 아홉 번째 이야기《광개토태왕 담덕 9: 5국 전쟁》을 만나본다. 9권의 제목이 보여주듯 이번 이야기의 주요 흐름은 전쟁이다. 고구려, 신라, 백제 그리고 왜, 후연의 다섯 나라가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전쟁에 나서고 또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 배반하고 약속을 어기는 정글의 법칙이 펼쳐진다. 그 속에서 우리의 영웅 광개토태왕은 어떤 모습일까? 작가 엄광용은 이번에도 엄청난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한 전쟁을 그린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성을 빼앗긴 백제와 왜가 양동 작전으로 고구려의 국내성을 노리고 신라의 금성을 침략한다. 뻔히 보이는 계략이기에 쉽게 움직일 수 없었던 광개토태왕은 결국 요동성을 지킬 계획을 지시하고 신라를 도울 원군을 보낸다. 당시 고구려의 기마병은 최고의 수준이었기에 결과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고구려 말을 쓰는 포로를 잡으면서 이야기는 조금 다른 흐름을 보인다. 광개토태왕 담덕의 왕으로서의 번뇌가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다.


p.165. '…가공할 무력으로 전쟁을 그치고(武), 인내와 사랑으로 고통을 없애고(無), 모든 이들이 희열로 춤추는(舞),'무무무武無舞'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주의 도가 아닐 것인가?'


해광은 반역을 도모하다 왜로 달아난 '해평'의 아들이다. 그러니 고구려 장군 중에는 해광을 왜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역 도모 시 많은 이들이 죽임을 당했고, 담덕도 그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들, 담덕 스승의 원수가 해평인데 그의 아들 해광을 살려보낸다니 이해하기 힘들었다. 자비나 은혜가 해평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복수심을 잠재울 수 있을까? 제5장 대방 전투의 주인공들이 해평과 해광인 것을 보면 어쩌면 광개토태왕의 자만일지도 모르겠다. 그릇된 판단은 고구려를, 광개토태왕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우리 역사의 자랑 광개토태왕 담덕은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역사소설은 언제 만나도 재미나고 흥미롭다. 전편들에서의 전쟁들이 지략 대결 양상이었다면 이번 이야기는 창과 창이 부딪치는 불꽃튀기는 기마전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선선한 날씨가 가을을 알리는 요즘 넓은 요동 벌판을 달리던 고구려의 기마군단의 위상과 함께하는 것도 좋을듯하다. 지축을 흔드는 힘찬 말발굽 소리가 지친 일상에 엄청난 에너지를 선물해 줄 것이다.


"새움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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