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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미리보기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5
쿠로노 신이치 지음, 이미향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평점 :
일본의 젊은 층이 많이 보는 월간 문예지「키라라」에서 선정하는 키라라 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 쿠로노 신이치의 《열일곱의 미리보기》를 만나보았다. 제목이 직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듯이 일본의 고등학생, 청소년 이야기이다. 한국의 청소년들과 일본의 청소년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입시지옥'일 것이다. 명문대에 열광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청춘의 시간을 갉아먹고 있는 입시 문제는 양국이 똑 닮은듯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대학 입시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조금 더 근본적인 사회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가정 내 폭력, 실업, 차별, 성희롱 그리고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까지.
청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세상을 조금 더 넓고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열일곱, 미리보기'에서 '스물여섯, 건너뛰기'로 연장한다. 사회 문제를 열일곱의 두 아이가 헤쳐나가기에는 벅찬 것이었을까? 실직한 두 아이의 아버지들은 전혀 어른스럽지 못하다. 집을 나간 사람 그리고 술독에 빠져사는 사람. 그런데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어머니가 오히려 짐이 된다면 어떨까? 가족이라는 테두리에 갇혀 어려운 날들을 버텨오던 아쓰미와 유타로는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대도시 도쿄로 향한다. 그런데 두 청춘의 사랑을 엿보면서 자꾸만 불안감이 싹트는 까닭은 무엇일까? 둘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은 데...
언제나 문제는 '어른'에게 있는 듯하다. 자식들을 나 몰라라 '우울증' 뒤에 숨는 어른이 있고, 술에 빠져 혼미한 정신으로 세상을 등진 어른도 보인다.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우선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어른의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아쓰미의 끼니를 챙겨주는 가족이 있었다면, 유타로의 사회생활을 응원해 줄 가족이 있었다면 두 아이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스물여섯, 건너뛰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누구나 지나는 열일곱의 시간을 누구보다 더 빛나게 보낼 수 있게 응원해 주는 감동적인 소설이다.
"미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