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 1
박완서 지음 / 민음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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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썼던 박완서 작가의 유일한 역사소설 《미망》을 만나보았다. 3권으로 구성된 작품의 시작인 1권은 개화기 인삼농사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개성을 배경으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작품 중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未忘 1》일 것이라는 소회를 남겼다고 한다. 미래의 고전이 될 작품을 만나본다.


1권은 이야기의 시작인 만큼 긴 흐름을 함께할 주인공들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전편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태임과 종상이 주인공일듯하다. 그런데 둘의 악연은 조상 때로부터 이어진 것이기에 벌써부터 불안하다. 이 둘의 행보가 어쩐지 로맨스로 발전할 것 같아서 정말 불안하다. 물론 1권까지는 아씨와 종놈의 관계지만. 하지만 종상은 양반인 이 생원의 손자이고 태임은 상인인 전차만의 손녀이다. 그런데 어떻게 둘의 신분이 아씨와 종놈이 되었을까?

이생원의 횡포를 갚아주기 위해 상인이 되고 엄청난 부를 이룬 전차만은 병약했던 장남이 유일하게 남긴 혈육 태임을 정말 심하게 편애한다. 어느 곳을 가든 어린 손녀를 앞장 새울 정도로 태임을 끔찍이 여긴다. 하지만 이야기 속 거부巨富 전차만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맏아들은 일찍 죽었고,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뜻을 거역한 막내아들과는 의절하였다, 또, 과부였던 맏며느리는 아이를 낳고 집안 우물에 빠져 자살한다. 전차만은 집안의 수장답게 죽기 전에 누군가를 만난다. 홀로 남게 될 태임에게 언젠가는 힘이 되어줄 누군가를.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불안이 싹튼다. 힘이 아니라 짐이 될 것만 같다는 불안.

1권에서는 태임의 할아버지 전차만이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한다. 자신의 아버지를 애꾸눈으로 만들었던 이생원의 손자 어린 종상을 보고는 이성을 잃고 분노하지만 청년이 된 종상이 커다란 부상을 당하자 한양까지 직접 데리고 가서 많은 돈을 들여 병원 치료를 받게 해주는 자상함을 보이는 전차만.

1권의 끝자락에는 태임이 종상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 비밀스러운 부탁과 함께 태임은 종상에게 신식 공부를 권한다. 어째 불안함이 하나 더 늘어난다. 비록 하대하는 아씨지만 연정을 품었던 종상이 한양에서 신식 공부를 마치고 나면 어떻게 변할지 걱정이다. 많은 불안과 걱정들이 기우이기만을 바라며, 태임의 행복한 삶을 바라며 2권을 빨리 만나봐야겠다.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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