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구경남 네오픽션 ON시리즈 28
채강D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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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강D의 장편소설《18번 구경남》의 표지 일러스트는 너무나 코믹하고 유머러스하다. 재미나고 유쾌한 야구 이야기를, 18번 구경남이 멋진 프로야구선수로, 한 인간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구경남이 프로야구 선수라는 것 그리고 야구 경기 이야기가 많이 묘사되고 있다는 것을 빼면 그렇게 마냥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소설은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꿈을 이루고 점점 꿈을 놓아야 하는 부상당한 구경남이 다른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더 가깝다.


그런데 구경남 닉네임 쿠는 새로운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특별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다. 현재에서 타임슬립한 1982년에서 또 다른 꿈을, 삶을 찾아 현재로 돌아온다. 그곳에서도 프로야구 원년 선수로 데뷔한다. 그런데 지금 투수들의 조금 더 발전한, 복잡한 변화구를 장착한 구경남이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이었던 프로야구 원년의 선수들을 상대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p.137. 이런 광경은 처음이었다. 그렇구나! 이게 바로 야구지! 태초의 야구는 뜨거웠다.


이 책은 프로야구 원년의 스타들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제는 레전드라 불리는 그때 당시의 스타들의 이름이 조금 변형되어 소개되고 구경남과 승부를 가린다. 그리고 최악의 성적으로 유명했던 삼미 스타즈가 등장한다. 물론 연고지와 스타즈라는 이름만 동일하게. 그리고 그 팀에 구경남 쿠가 소속되어 있다. 구경남이 잘하면 프로야구 역사가 바뀌는 것이다. 작가는 어떻게 구경남의 타임슬립을 자연스럽게 돌려놓을까? 프로야구 역사를 바꾸지 않고.


p.204. 내가 속한 세계의 역사는 나로 인해 바뀌고 있었다. 슈퍼스타즈가 그 증거였다.


그리운 스타들이 조금 다른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그리는 데는, 추억 속 장면을 떠올리는 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유독 한 선수만 본명으로 등장한다. 프로야구 원년의 슈퍼스타. '작가의 말'을 통해서 그 연유를 들을 수 있다. 그러니 마지막 페이지까지 집중해서 완독하길 바란다. 구경남이라는 프로야구 선수가 보여주는 1980년대의 시대상을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책이다.


누구나 은퇴라는 시점이 찾아온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는 그 시점이 좀 더 빠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에게 조금의 여유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다. 꿈을 이룬 뒤의 삶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정말 매력적인 소설이다.


"네오픽션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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