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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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캐드펠 수사修士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시체 한 구가 더 있다》를 만나보았다. 제목부터 직접적으로 살인을,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스포하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다섯 권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들 중에서 가장 역사소설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다. 추리보다는 1권에서 알려주지 못한 이 시리즈의 시대적인 배경을 다시 한번 촘촘히 알려주고 있는 것 같다.


《시체 한 구가 더 있다》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역사 속 왕권 다툼을 다루던 대하 역사 드라마가 떠올랐다. 장소와 시간이 다를 뿐 인류의 역사는 비슷하게 흐르고 있는 듯하다. 전편보다는 '역사소설'이라는 향기를 조금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의 역사를 찾아보며 느끼는 지적인 즐거움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 간의 왕권 다툼으로 잉글랜드 전역은 전쟁에 휩싸인다. 양쪽을 지지하는 세력 간의 반목과 다툼의 그림자는 캐드펠이 머물고 있는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도 어둡게 찾아든다. 백성의 삶이나 안전보다는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우던 스티븐 왕은 드디어 성을 점령한다. 그리고 끝까지 저항한 아흔네 명의 적을 처형한다. 처형당한 이들의 영혼을 위해 매장을 자처한 캐드펠 수사의 눈에 수상한 시체 한 구가 들러온다. 가만 보면 '명탐정 코난'의 코난보다 더 사건 사고를 몰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아흔네 명을 처형했는데 시체는 아흔다섯 구인 다소 당황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성안 사람들은 아무도 이 청년을 알아보지 못한다. 하지만 미지의 시체는 누군가에 의해 살인당한 것이 확실하다. 그러니 캐드펠 수사는 또 수사에 돌입한다. 전쟁을 피해 수도원에 피신해 있던 소녀와 함께. 그런데 남자들만 기거하는 수도원에 소녀가 있을 수 있나? 정치적인 성향이 다른 젊은이들이 등장하고 정치로 인해 서로 피하게 되는 연인도 등장한다. 미지의 시체는 누구일까? 그리고 범인은 누구일까? 정치적인 성향의 차이가 불러온 비극일까? 하지만 범행 동기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한다.


캐드펠 수사의 활약은 이번에도 대단하다. 사건 해결을 하는 능력도 대단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따스함이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치적, 사회적 '어른'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북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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