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끔찍한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7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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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작가 커플 마이 셰발페르 발뢰가 1965년 『로재나』를 시작으로 집필한 형사 소설 '마르틴 베크'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을 만나보았다. '북유럽 범죄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작가 커플의 《어느 끔찍한 남자》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찰 내부 부조리는 물론 당시 스웨덴 사회의 시대상까지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보여준다.


p.61. 범죄 수사의 성패는 우연의 망을 가급적 촘촘히 짜내는 데 달려있다. 번득이는 육감보다는 경험과 성실함이 더 많이 기여한다.


시리즈의 주인공들인 형사들은 오늘도 엄청난 피로에 시달린다. 주인공 마르틴 베크는 새벽에 잠자리 들자마자 전화를 받았고, 에이나르 뢴은 열일곱 시간 넘게 근무 중이었다. 또, 멜란데르는 주말을 반납하고 경찰서에 왔다. 그런 그들이 또 며칠간 잠도 못 자고 살인 사건에 투입된다. 형사라는 직업의 애환을 이번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경찰들의 실제 생활인 듯하다. 엄청난 소명감 없이는 해낼 수 없는 극한직업이지 싶다.


이번 작품의 피해자는 전직 경찰 서장이다. 그것도 병원에 입원해있던 피해자를 군용칼로 난자한 너무나 '끔찍한'사건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어느 끔찍한 남자》로 정했나 싶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끔찍한 남자'는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경찰을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보다 '끔찍한 남자'는 누구일까? 대담하게 전직 경찰 서장을 살해한 살인범은 누구일까?


이번에도 베크의 수사팀들은 최고의 실력으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진실들은 너무나 불편하다. 전직 경찰 서장을 상대로 한 많은 투서들을 읽으면서 만약이라도 투서의 피해자가 된다면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끔찍하다. 지금까지 접했던 시리즈의 많은 부조리한 상황은 이번에 만나게 된 비극들에 비하면 가볍게 느껴질 정도다.


정말 당시 스웨덴 사회가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과거 경찰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기도 하다. 공권력의 남용은 한 개인의 삶을, 한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버린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우리 경찰들이 꼭 한번 만나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엘릭시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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