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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까지 쫓는다 - 대한민국 최장기 인터폴계장의 국제공조 수사 일지
전재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5월
평점 :
〈범죄 도시 4〉〈모범택시 2〉의 바탕이 된 범죄 사건의 피의자들을 검거한 주역 전재홍이 들려주는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만나본다. 실감 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실화를 들려주고 있어서 몰입도는 최상이다. 《지구 끝까지 쫓는다》는 표지에 있는 소제목 '대한민국 최장기 인터폴 계장의 국제공조 수사 일지'에서 알 수 있듯이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들을 국내로 소환해 죗값을 치르게 하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의 기록을 담고 있다. 그런데 죗값이 너무나 가볍다는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죄를 짓고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들을 잡기 위한 방법으로 '인터폴'이라는 조직을 소설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정말 단어만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전재홍은 현역 경찰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주 접하는 경찰들과는 다른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터폴'인 국제형사경찰기구의 연락 사무소 역할을 하는 국가 중앙사무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 저자가 그동안 인상 깊었던 범인 검거 이야기를 정말 실감 나게 들려주고 있다. 현직 경찰이 들려주는 실제 범죄 이야기이니 재미와 흥미는 보장된 책이다.
책은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Part4. 사상 최초로 했던 일들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인터폴 적색수배 요건 개정, 한국판 콘에어 작전, 선박 송환 등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을 '최초'로 해낸 과정을 촘촘하게 들려준다. 자신의 공보다는 다른 경찰들과 현지 경찰들의 공을 더 높이 들려주며 고마움을 표하는 저자에게서 경찰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
p.100. 무슨 일이든지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경찰관이란 직업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천직으로 여길 때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흥미진진한 범죄 이야기가 많이 보이지만 마냥 흥미롭게 볼 수만은 없었다. 사건 피해자들의 모습이 떠올라서 가슴이 먹먹했다. 특히 젊은 프로그래머의 죽음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조직폭력배들을 비호하는 세력이 있다는 점이 너무나 놀라웠다. 조직폭력배가 그룹 회장이 되는 나라가 정상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해외로 도망친 범죄자들의 검거도 시급하지만 그들의 도피를 돕는 국내 조직들부터 뿌리를 뽑아야 할 것 같다.
어떤 일이든 '최초'라는 수식어를 갖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에는 다양한 범죄자들이 많이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들을 검거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동분서주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눈에 더 들어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저자가 경찰들의 실명을 공개하며 고마움을 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들의 노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21세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