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츠먼의 변호인 묘보설림 17
탕푸루이 지음, 강초아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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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츠먼의 변호인八尺門的辯護人 은 2022~2023년 금정상 등 타이완의 권위 있는 문학상 4관왕에 오른 흥미로운 작품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변호사 출신 작가 탕푸루이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메가폰을 잡아 동명의 8부작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소설의 시작을 담은 '티저 북'을 보면 《바츠먼의 변호사》는 영상으로 담아도 정말 멋진 장면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타이완의 소수민족 아미족의 생활 배경인 섬과 바다만 담아도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들이 넘칠듯하다.


열 살 퉁바오쥐가 피를 잔뜩 묻히고 돌아온 자신의 아버지 퉁서우중을 보고 놀라는 장면으로 시작한 티저 북의 스토리는 정말 엄청난 장면과 함께 끝을 맺는다. 티저 북이 영화에서 예고편 영상 즉 티저 영상과 비슷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didelikno……."가 의미하는 뜻만은 알려줄 수 있지 않은가? 번역기를 돌려봐도 제대로 된 풀이를 접할 수 없어 정식 출판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타이완의 원주민이었던 아미족은 중국 대륙의 한족이 이주하면서 갑자기 소수민족이 되고 만다. 그렇게 소수의 아픔을 당하던 아미족 정펑췬 선장의 죽음은 앞선 퉁서우중의 범죄 행위와 이어지는 듯하다. 왜냐하면 정펑췬 일가족을 죽인 사람은 불법체류자인 인도네시아 어부 압둘 아들이기 때문이다. 타이완의 또 다른 소수자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의 변론을 맞게 된 국선 변호사가 40대 후반의 퉁바오쥐다. 소수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타카라가 국선 변호사가 된 것이다. 이제 소수민이 겪는 아픔을 아는 변호사 퉁바오쥐의 활약이 기대되는 장면에서 예고편 티저 북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이 가진 많은 매력들 중 하나는 타이완이라는 나라의 역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시대상과 사회상도 함께 느껴볼 수 있어서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대선 일주일 전. 이주민(인도네시아)이 원주민을 죽였다. 이를 대하는 너무나 능숙한, 어디선가 본듯한 정치꾼들의 세상도 엿볼 수 있다. 이민 정책과 소수자, 그리고 사형제 존폐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전체의 내용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천만 영화'의 예고편을 만나본 듯하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며 소설 속 법정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국선 변호사 바오거의 활약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조금은 느린듯하지만 누구보다 더 빨리 진실에 다가설 것 같은 변호사 퉁바이쥐와 함께 천만 영화 같은 멋진 소설을 만나보길 바란다. 타이완이 주는 낯섦이 주는 아름다움이 더욱 멋진 책이다.


"글항아리로부터 티저북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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