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부카를 위한 소나타
아단 미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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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카를 위한 소나타ラブカは靜かに弓を持つ는 제30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아단 미오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서점대상 2위, 미라이야 소설대상 그리고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수상했다. 다수의 상을 수상한 만큼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시작부터 속도감 있게 밀어붙여 결말까지 단번에 이르게 하는 몰입감이 우수한 작품이다. 주인공의 단순했던 일상에 변화를 선물한 첼로 음악을 감상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p.302. 일상은 영화나 주간지 같은 결말을 맞지 못하고 덤덤하게 이어진다.


제목과 표지 일러스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음악'과 관련 있는 이야기를 다룬다. 저작권료. 연말연시가 되면 길거리에 울려 퍼지던 캐럴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그 까닭이 저작권료 때문이다. 이 소설은 음악 사용에 따라 부과하는 저작권료를 둘러싼 싸움을 다루고 있다. 음악 저작권 연맹과 전국적인 규모의 음악교실을 운영 중인 미카사는 저작권료에 대한 이견으로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주인공 다치바나가 미카사가 운영 중인 첼로 강의를 수강하며 볼펜형 녹음기를 켠 순간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치바나는 연맹의 자료실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결국 적의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최전선에 투입된 스파이가 된 것이다. 그런데 다치바나에게는 첼로에 대한 어두운 기억이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밤마다 악몽으로 찾아와 다치바나에게 불면을 안겨준다. 그러니 첼로 교육을 제대로 수강할 수 있을까? 물론 잠입 기간이 짧다면 그럭저럭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기간이 2년이다. 다치바나의 2년은 어떻게 채워질까? 스파이 그거 아무나 못할 거 같은데 다치바나는 해낼 수 있을까?


p.95. 그러한 음색과 울림이 다치바나를 감싸고 있던 첼로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쫓아냈다. 계속 부풀어 오르던 어두운 상상력을 현실의 소리가 지워냈다.


공포의 그림자가 잠이 아니라 심연의 악몽으로 이끄는 오랫동안 치료를 받고 수면제를 처방받았던 다치바나가 어느 순간 잠을 잘 수 있게 된다. 혼자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던 그에게 모임이 생긴다. 그런 좋은 변화가 부담스럽기만 한 까닭은 무엇일까? 아마도 스파이가 주는 불안함이 모든 시선을 불편하게 만든듯하다. 그렇게 위태롭던 다치바나는 엄청난 결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의 결정을 무색하게 만드는 '반전'이 드러난다. '라부카'의 뜻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던 다치바나는 스파이 생활을 즐긴지 모른다. 하지만 결말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다치바나의 심연의 악몽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지 기대해도 좋다. 엄청 기대해도 좋다. 더 많이 기대해도 좋다.



"RHK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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