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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동물 기록 - 피터 아마이젠하우펜 아카이브
호안 폰쿠베르타.페레 포르미게라 지음 / 이은북 / 2024년 4월
평점 :
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책《비밀의 동물 기록》을 만나보았다. 저자들이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지방에서 휴가 중에 우연히 접하게 된 동물에 대한 기록들을 정리한 책이다. 어두운 지하실에서 찾아낸 흥미로운 기록의 주인공은 피터 아마이젠하우펜이다. 아마이젠하우펜은 대학에서 교차, 돌연변이 및 기형의 유전 연구를 하던 중 윤리적으로 금지된 이식 수술이 발각되어 학교에서 퇴출(1932년) 되었다고 한다.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교수는 소수의 협력자와 과학자들로 구성된 작은 팀과 함께 세계 오대륙을 여행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지하실에서 잠자다가 1980년 이 책의 저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표지에 등장한 세르코피테쿠스 이카로코르누Cercopithecus Icarocornu를 본 첫 느낌은 어떤가? 원숭이처럼 생긴 동물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도 이상한데 머리에는 뿔이 달려있다. 이건 이 책이 담고 있는 신비하고 이상한 동물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하다. 큰 날개를 가진 암컷 고양이의 뼈를 볼 수 있고, 호흡할 때마다 불과 연소가스를 내뿜는 피로파구스 카탈라나이Pirofagus Catalanae도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신비한 동물들이라서 그런지 이름도 정말 길다.
p.15. 괴물, 즉 지배적이고 예측 가능한 진화론의 길에서 벗어난 매력적인 존재에 대한 호기심은 기본적으로 자연을 알고자 하는 노력으로 읽어야 한다.
처음 등장하는 동물부터 상상 속에서나 볼듯한 동물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100년에 한번 모습을 보인다는 동물도 등장한다. 정말 신비한 동물 이야기는 날개 달린 동물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사진으로 끝을 맺는데 그 사진에는 '의심스러운 사진으로 간주함'이라는 문구가 함께 있다. 솔직히 이 책에 실린 모든 사진들이 의심스러운데. 피터 아마이젠하우펜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p.72. 동물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게 무엇인지, 과연 내가 무엇을 본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내가 그걸 보았다는 것이다.
글보다는 사진과 그림을 많이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러니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좋을 듯하다. 정말 이렇게 신비하고 이상한 동물들이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지만 앞선 유전학을 연구하던 과학자가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기록해 두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사실이다. 이상하고 신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멋진? 동물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흥미와 재미를 넘어서는 엄청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은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