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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3 ㅣ 특서 어린이문학 8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4월
평점 :
『수상한 시리즈』 『구미호 식당 시리즈』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박현숙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시리즈『천개산 패밀리』의 세 번째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천개산 패밀리』의 주인공들은 유기견들이다. 천개산 산 66번지에 사는 들개들은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들을 안고 버려진 음식을 주어와 나누어 먹으며 생활한다. 전편들에서 보여준 가슴 먹먹하게 만드는 감수성은 《천개산 패밀리 3》에서도 여전히 차고 넘친다. 또 여전히 그림은 생동감 넘친다. 천개산 친구들의 개성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어 이야기를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다.
이번 이야기의 부제는 '뭉치의 꿈'이다. 뭉치는 천개산 패밀리의 새로운 가족으로 패밀리 중 가장 작고 약한 녀석이다. 그런 뭉치의 꿈은 무엇일까? 그런데 뭉치가 가진 꿈보다는 그 꿈을 가지게 된 까닭이 더 크게 와닿는다. 이기적인 인간들이 작고 여린 생명에게 저지른 몹쓸 행동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마을로 내려가 음식을 구해오는 일에서도 제외되는 왜소한 체형의 뭉치가 가진 꿈은 응원해 주고 싶지만 그 꿈을 갖게 된 동기가 정말 아프고 슬퍼서 뭉치가 그 꿈을 잊고 살았으면 하고 바란다.
오늘도 산속 식구들은 식량을 구하러 출발한다. 자기도 가고 싶다고 조르는 뭉치를 혼자 두고 온 것이 찜찜한 대장과 번개, 미소, 용감이는 먹을거리를 구해 서둘러 돌아온다. 그런데 귀여운 사고뭉치 뭉치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만다. 사람들이 산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멧돼지들을 위해 산속에 가져다 놓은 고구마와 당근을 가져온 것이다. 그것도 열심히. 결국 들개들은 멧돼지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천개산 시리즈』의 주인공들에게 전편들에서 '위험'을 선물하던 시내에 사는 떠돌이 개 '무적이'는 이번에는 천개산 들개들에게 정말 귀중한 정보를 선물한다. 조만간 순대 축제가 열리고 그곳에 오면 먹을거리가 많을 것이라는 고급 정보를 알려준 것이다. 하지만 천개산 친구들이 무적이라는 이름을 부르지 않고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라고 부르는 이유를 금방 알게 된다. 이 녀석은 이번 이야기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빌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참 꾸준한 녀석이다.
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인 특서주니어의 책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작가가 들려주는 '창작 노트'인듯하다. 《천개산 패밀리 3》의 창작 노트에는 박현숙 작가가 어린 독자들에게 바라는 점(나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어요.)이 담겨있다. 거기에 차기 작품에 대한 예고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하다.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떠돌이 개들의 대장 자리를 노리는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라고 한다. 물론 이런 비열한 녀석이 대장이 될 수는 없겠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누군가를 배려할 줄 아는, 약한 친구를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의 소중함을 만나보고 싶다면 천개산 산 66번지를 찾아가길 바란다. 용감이가 친절하게 안내해 줄 것이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