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세탁소 - 나쁜 기억을 지워드립니다
하이디 지음, 박주선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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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심리학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심리 상담가이자 소설가 리자원의 소설《시간 세탁소》를 만나보았다. 심리 상담가로서 전문 서적을 쓸 때는 본명을 사용하고 소설을 쓸 때는 하이디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독특한 작가다. 작가가 '저자 후기'에서 알프레드 아들러의 '이야기가 곧 인생'이라는 말을 소개하고 있듯이 이 책은 우리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삶 속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너무나 아픈 '상처'를, 너무나 커다란 상실감을 지우고 오늘을 살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p.53. 일단 틀에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야 생각과 몸과 마음이 새로운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


후미진 골목에 위치한 세탁소에는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장 가오高가 오늘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연을 담은 물건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있다. 아홉 가지 물건에 얽힌 아홉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며 생각의 틀을 깨고 유연한 삶을 살라고 조언해 준다. 과거의 기억의 틀에 갇혀 오늘을 괴롭히지 말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가라고 들려준다. 속싸개의 틀에서, 가방의 틀에서, 스웨터의 틀, 타인의 틀에서 벗어나 오늘을, 바로 지금을 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p.122. "저한테 있어서 노력은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는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 가 아니라, 내 눈에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심리 상담가로서 들려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에 녹여 우리들 마음을 녹여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고 있다. 또 심리 상담가이기에 가능한 조언을 가슴 울리는 문장으로 전달하고 있다. 살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불현듯 떠오르는 묻어두었던 답답함을 말끔하게 지워주려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안고 사는 아픔을 너무나 인간적으로 풀어주고 있다. 판타지적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동네 아저씨 같은 가오 사장의 말과 생각을 통해서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고 오늘을 살 용기를 주는 소설이다.


p.209. "…정말 잊혔다 해도 그것들이 누군가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한 가치가 있는 거란다."


가슴에 와닿는 문장들이 수시로 튀어나오는 신비한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심리학을 전공한 까닭인 것 같다. 오늘 문득 떠오른 아픔이나 슬픔이 있다면, 오늘의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면 가오 사장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가오 사장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보길 바란다. 기억의 틀을 깨고 나와 오늘을 즐기고 있는 여고생 샤오루와 젊은 작가 아모가 있는 《시간 세탁소》의 다리미가 복잡하게 꾸겨진 우리 삶의 구김을 멋지게 펴줄 것이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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