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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2 - 심장 갉아 먹는 아이 ㅣ 특서 청소년문학 36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4월
평점 :
『불량 가족 레시피』로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손현주 작가의 장편소설 《가짜 모범생 2 : 심장 갉아먹는 아이》를 만나보았다. 베스트셀러 『가짜 모범생』과 같은 제목을 사용하고 있지만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의 고민을 들려주고 있다. 평행우주를 떠오르게 하는 뒤틀린 시공간 속에 위치한 학교에 모이게 된다. 아이들의 연령부터 벽을 통과하게 된 시대도 다르다. 또 아이들의 사연 또한 제각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가슴을 조이는 답답함은 결국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아이들의 문제는 어른들이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엄마, 아빠가 안겨준 고통이라는 것이다.
p.175. 결국 이 우주에서 세상을 바꾸는 건 내 마음과 생각이라는 사실이야.
자기를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을 쏟아붓는 아빠의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 의대 입시를 준비 중이던 효주는 어느 날 벽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평행세계라도 가게 된 것일까? 그곳에는 '피움 학교'가 있고 그 세계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마음의 시계(모래시계)'를 동작하게 해서 모래가 모두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모래시계의 모래를 아래로 떨어지게 할 수 있을까? 같이 지내는 아이들의 시계는 작동하기 시작했는데 효주의 시계는 반응이 없다. 왜 그런 걸까?
아이들이 읽는다면 자기 자신의 본질을, 자존감을 찾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책이다. 재미와 흥미 그리고 의미와 감동을 골고루 섞어놓은 멋진 작품이다. 그런데 어른으로서 한 장면에 과몰입하게 되었다. 효주의 엄마, 아빠는 이혼했다. 11살 때. 어쩌면 그때부터 아빠의 집착이 더 심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혼 사유가 엄마의 프랑스 유학이다. 그림 공부를 위해서 열한 살 된 딸과 이별을 선택한 엄마.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아직 꿈도 찾지 못한 아이를 떠난 엄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작가는 효주 엄마의 상황을 넌지시 보여준다. 그래도 솔직히 이해하기 좀 힘들다. 자기 성공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바란다면 욕심 아닐까?
아이들에게 자존감이 무엇인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살라고 응원하고 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부모가 선택한 꿈을 자신의 꿈이라 착각하지 말기를 바라고 있다. 또 어른들에게는 어떤 부모가 될지 깊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언제나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건 어른들이다. 벼랑 끝에서 도움을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기를, 괜찮다는 말을 꼭 먼저 건네주길 바라본다.
"특별한 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