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태왕 담덕 8 -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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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이라는 놀라운 집필 기간이 만들어낸 엄광용의 멋진 역사소설을 만나본다. 고국원왕(담덕의 할아버지)부터 소수림왕(큰아버지), 고국양왕(아버지) 그리고 광개토태왕(담덕)에 이르는 고구려 왕 4대에 걸친 이야기는 마치 웅장한 대하드라마를 보는듯하다. 《광개토태왕 담덕》의 여덟 번째 이야기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는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갖게 되는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북방 초원로 개척을 위해 전쟁이 아닌 협상을 선택한 담덕의 지혜가 멋지게 그려진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상 전무후무한 정복 군주 광개토태왕의 일대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설 《광개토태왕 담덕》이 가진 매력 중에 무시 못 할 한 가지는 당시의 중국 대륙(후연, 북위, 그리고 숙신등의 북방 민족)은 물론 왜국의 역사까지 폭넓게 들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8권 말 타고 초원로를 달리다에서도 제6장 왜의 대륙 출병을 통해서 왜국의 당시 상황은 물론 흥미로운 역사도 보여주고 있다.


중원을 간접 교역의 한계를 뛰어넘을 길을 찾아 북방의 초원 길로 나선 담덕과 함께 가면서 낯선 지명들을 듣게 된다. 해삼위, 백해. 그런데 이 낯선 지명들의 현재 명칭을 알게 되면 담덕이 꿈꾸고 이룬 제국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블라디보스톡과 바이칼호. 러시아까지 넓은 제국을 만든 담덕은 국내성에서 지금의 로마인 대진국까지 교역할 수 있는 상업의 길을 연 것이다.

8권에서 광개토태왕 담덕은 자신이 꿈꾸는 국가를 가슴 깊이 되새긴다. 어린 담덕이 꿈꾸던 이상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대동세상. '인간 세상에 평화는 언제 올 것인가?'(p.114) 군주로서 백성의 평안한 삶을 먼저 생각하고, 전쟁보다는 평화를 그리는 인간 담덕의 모습은 오늘도 국민을 짜증 나게 하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는 위정자들의 모습과 비교된다.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고 도덕성을 중시한 멋진 군주 광개토태왕 담덕의 정신이 몹시도 그리운 요즘이다.


p.189. 그는 소수의견도 존중할 줄 알았으며, 다수의 긍정만이 합리성을 확보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했다.


광개토태왕 담덕 7: 전쟁과 평화 이후 조금 긴 기다림이 있었던 탓에 8권을 접하며 등장인물들부터 적어보려 했다. 그런데 친절한 작가 덕분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등장인물들이 누구인지 짧게 코멘트해 주고 있어서 정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에 기록된 내용보다는 허구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고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광개토태왕 담덕》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다.


"새움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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