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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평점 :
30만 부 이상의 사랑을 받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윤정은 작가가 들려주는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의 다음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전편의 이야기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의 주인공은 지은과 헤어진 해인이다. 지은과의 추억을 가끔 떠올리던 해인은 여행을 떠난다. 추억이라는 과거가 아니라 오늘을 살기 위해 낯선 곳을 찾는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마음 사진관으로 돌아온다. '마음 세탁소'와 에피소드는 겹치지 않지만 '마음' 즉 감정은 계속 이어져오는 듯하다. 그러니 꼭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부터 만나보길 바란다. 감정의 흐름을 특히 해인의 마음을,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은이라는 인물을 알아야 할 것 같다.
보통 소설을 읽고 서평을 쓸 때면 가끔 가슴 먹먹하게 했던, 마음 울렸던 문장을 하나 정도 골라서 적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고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장들이 '저요! 제가 대표에요.'하고 손들고 있다. 정말 커다란 울림을 주는 글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책이다.
p.151. "…부디 오늘을 사세요. 지금 이 순간 행복하세요. 먼 미래의 거창한 행복을 좇느라 오늘의 사소한 기쁨을 놓치지 말고 오늘을 살아요. 나 자신을 위해서. …"
위로를 원한다면, 응원을 원한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동화 같은 해피엔딩을 원한다면 이 책과의 만남은 권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계속 말하고 있다. 오늘을 살라고.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이라는 책이 가진 매력은 글뿐만 아니다. 표지와 각 챕터 시작을 알리는 그림에도 담겨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모델들이 모두 스토리와 연결된다. 그림만 보고도 마음 사진관을 방문했던 아픔과 슬픔을 또 치유의 눈물을 흘리던 모습들을 떠올릴 수 있다. 모든 에피소드가 소중하고 아름다웠지만 초침, 분침 그리고 시침이 없는 독특한 시계 사진이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범준'이야기였다. 범준의 모습이 아들과 오버랩되면서 정말 크게 공감하며 읽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아직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정확히 무언지 모르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어른들이.
p.58. "…다만, 우리는 물음표를 지닌 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집니다. 최선을 다해.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어른이라고 부르죠."
정말 원 없이 울고 싶은 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원 없이 웃고 싶을 때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우리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언제 읽어도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 보여줄 것 같다. 새로운 시작을 벅차하고 있을지 모를 모든 이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다.
"북로망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