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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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해지는, 가슴이 말랑말랑해지는 멋진 장편소설을 만나보았다. 자신의 글이 '다정하기'를,'따뜻하기'를 바라는 마론 작가의 《소원성취 고객센터》는 작가의 바램이 고스란히 녹아든 따뜻하고 다정한 소설이다. 픽션인 소설을 읽고 있는데 아름다운 감성 에세이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다. 가슴 울리는 공명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공감도 100%를 향해 흐른다. 그 흐름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안해서 너무나 즐겁게, 유쾌하게 완독할 수 있었다. 소설 속 '여섯 케이스'가 모두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가 아닌데도 말이다.


이 소설의 도입부 소원의 이야기는 너무나 가슴 아프고 시리다. 엄마의 죽음을, 교통사고 현장을 지켜본 소녀의 일상이 어떻게 뒤틀리게 될지 걱정이 앞섰다. 나이 들면서 걱정이 는다. 걱정의 반 이상은 '기우杞憂'다. 소원은 멋지게 자랐고 대학교 진학보다는 빨리 '어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 소원이 개발한 '미래나'라는 서비스가 히트를 치면서 생활은 안정되었지만 '선택적 함구증'이 소원을 괴롭힌다.


"우리 딸이 친구 한 명만 사귀면 엄마는 소원이 없겠다."(p.14)라는 엄마의 소원을 들어줄 수는 없게 되었지만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싶어서 '소원성취'앱을 개발하고 사람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야기는 바로 그곳 '소원성취 고객센터'에서 시작된다. 각자 다양한 소원을 들고 찾아온 고객들의 케이스들 중에서 여섯 케이스를 소개하고 있다. 책표지 그림에서 여섯 케이스의 주인공들을 찾아보는 재미는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인듯하다. 표지에는 일곱 명의 사람이 있다. 소원은 누구일까?


달콤함을 공유한 사랑은 행복하지만, 고통을 공유한 사랑은 단단하다.(p.59)


도순은 자신을 미워하지는 않기로 했다. 지금 헤매는 건 예방주사인지 모른다. 아니어도 그렇다고 치자.(p.231)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만큼,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만큼 큰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누군가의 아픔을, 슬픔을 공감하며 눈물 흘릴 줄 아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소원. 그런 소원이 자신의 아픔을, 슬픔을 극복하고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친구가 생길 수 있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어둠을 힘차게 걷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는 책이다.



"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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