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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의 살인
모모노 자파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4년 2월
평점 :
『노호잔몽』으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단에 데뷔한 작가 모모노 자파의 두 번째 작품《별에서의 살인》을 만나보았다. 제목을 통해서 쉽게 소설의 배경과 사건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별에서... 그렇다면 우주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다. 인류는 이제 곧 우주여행에 나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인류가 머물게 될 우주호텔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살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p.390. 어떠한 일이 있어도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모든 것을 뒤집는 신의 한 수 같은 건 없다.
도망치지 않고 하나씩 끝까지 해나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살인 사건들은 자꾸만 '왜?'라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범인은 쉬운 방법도 많은데 정말 어려운 방법들을 동원해서 살인을 저지른다. 어쩌면 다양한 과학적 지식이 바탕이 된 살인 방법들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서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한 작가의 노림수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작가의 노림수였다면 커다란 성공을 거둔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살인 방법에 대한 궁금증이 다음 페이지를 보게 만들고 있는 책이다.
누구나 꿈꾸는 저가 우주여행 상품을 개발한 유니버설 크루즈사는 우주호텔의 시범 가동과 홍보를 위해 승객을 모집한다. 3000만 엔이라는 요금으로 추첨을 통해서 6명의 승객을 선발했다. 그중 한 명은 무료 초대권 당첨자이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우주여행이라는 행운을 잡은 이들의 설렘과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우주호텔 '스타더스트'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의 즐거운 여행은 피로 물들기 시작한다. 기장 이토가 목매달아 죽은 것이다.
그런데 이토가 발견된 곳이 무중력 공간이기 때문에 자살은 아닐 거라는 부기장 하세의 의견은 무시되고 우주여행은 계속해야 한다는 본사의 지시가 전해진다. 여행자들은 마치 무인도에 살인범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참가한 설레는 우주여행은 점점 공포로 치닫고 만다. 통신 수단마저 끊긴 우주호텔에서 부기장 하세는 목숨을 걸고 우주로 나가 위성을 통해서 본사로부터 메일을 받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 메일은 부기장 하세의 머릿속을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위험해! 아직 오지 마!'(p.204)
행운을 거머쥔 6명의 여행자들과 부기장 하세, 그리고 우주호텔 지배인 스기야마 중에 범인은 있다. 하지만 끝까지 범인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리고 탈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서 범인이 모습을 드러낸다. 많은 희생자를 내고서. 범인이 사용한 까다로운 살인 방법만큼이나 동기도 난해하다. 엄청난 동기를 만나보는 재미와 함께 무료 초대라는 엄청난 행운의 주인공 사나다 아마네를 만나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또, 흥미로운 마지막 문장"……지구가, 둥글어요."(p.397)의 의미를 만나보길 바란다.
"모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