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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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첫 작품 《로제나》가 발표된다. 총 열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는 마이 셰발페르 발뢰가 창조한 마르틴 베크 형사가 주인공인 '경찰 소설'이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북유럽의 범죄소설의 흐름을 바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부터 60여 년 전의 형사들은 어떻게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았을까? CCTV를 비롯한 과학적인 수사와는 거리가 먼 발로 뛰는 아날로그식 수사 방법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마르틴 베크라는 형사가 처음 인사를 전하는 《로재나》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p.137. 열흘 뒤에 미국에서 답장이 왔다.


셜록 홈스와 명탐정 코난, 그리고 가가 교이치로(히가시노 게이고) 같은 주인공들처럼 영웅적인 모습을 보이며 범죄를 해결하지도, 번뜩이는 영감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내지도 못하는 지극히, 너무나 평범한 형사 마르틴 베크가 주인공이다. 마르틴 베크의 하루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다. 물론 일중독처럼 사건 해결에 매달리지만 가장으로서의 무게는 고스란히 위장병으로 이어진다. 택시비를 아끼는 소박한 가장의 모습이 현실감을 더한다.


p.421. 그들은 결코 공개해서는 안 될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했다.


명탐정 코난 같은 재미도, 가가 교이치로같은 배려도 찾아볼 수 없는 범죄소설이다. 추리소설의 흥미진진함은 사실적인 사건 기록이 대신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는 발로 뛰는 형사들의 기록이 대신한다. 픽션을 읽고 있는데 논픽션으로 다가선 소설이다. 마치 6개월이 넘는 기간의 수사 기록을 보고 있는 듯하다. 범인을 찾아내고 범인을 특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은 고스란히 이야기에 표현된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으로 움직이며 수사하는 경찰들의 모습이 한 명의 탐정이나 뛰어난 형사가 주인공인 다른 추리소설들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p.367. 클라라 경찰서의 벽에 걸린 전자식 벽시계가 또다시 무사태평한 사흘을 똑딱거렸다.


사회적인 모순과 부조리를 경찰들의 일상과 수사관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현실적인 접근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간결한 문장과 절제된 표현이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어서 요즘은 접해볼 수 없는 특별한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게 해주고 있는 책이다. 반전은 찾아볼 수 없지만 현실적인 경찰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을 가진 책이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하나가 던지는 묵직함이 매력적인 책이다.



"엘릭시르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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