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뒤의 진실 - 조작된 약물의 은밀한 거래
캐서린 에반 지음, 조은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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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뒤의 진실》논픽션(nonfiction)이다. 이 이야기는 2008년 공영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조 그레이든이 제기한 '제네릭 의약품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탐사 보도 전문 기자 캐서린 에반은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10여 년간 인도, 중국, 멕시코시티, 가나, 아일랜드 등 4개 대륙을 오가며 취재를 진행하는 열정을 보여준다. 그 열정은 기사의 완성도를 높였고 그 기사들을 바탕으로 쓴 이 책의 가치도 자연스럽게 높여졌다.


제네릭 의약품의 문제점을 디테일하게 들려주고 있는《라벨 뒤의 진실 BOTTLE OF LIES 》 표지의 문장처럼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사기를 치고 있는 제네릭 의약품을 만드는 일부 부도덕한 제약사들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도덕보다는 돈을 선택한 악마들의 최후를, 생명존중이라는 기본도 지키지 못한 제약사들의 최후를 지켜보길 바란다.


'당신의 건강을 담보로 벌어지는 아무도 모르는 싸움 제약 산업에 만연한 사기를 폭로하다.'


제네릭 의약품과 브랜드 의약품이 뜻하는 의미를 단순한 의약품 특허와 관련된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의미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조금 더 흥미롭게 제약 업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제약 업계가 가진 특수한 성격을 '생명과 이윤'이라는 틀안에서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화이자'와 복제 약품을 만드는 '란박시'의 싸움을 중심으로 의약품을 둘러싼 많은 부정들을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고 또 느끼게 되었지만 가장 큰 것은 논픽션이 픽션보다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본 듯한 긴장감은 그 어떤 소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간략하지만 1930년 공식 출범한 FDA의 역사를 듣고 왜 다들 FDA의 승인을 받으려고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 완성품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까지도 조사하고 검사하는 철저한 시스템이 오늘의 명성을 만들어낸듯하다.


브랜드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그 커다란 갭을 부정으로 메꾸려는 몰염치한 제약사들이 있었다. 아니 지금도 있다. 내부 고발자의 용기가 무색하게도 부정의 그림자는 아직도 도처에 만연해 있는 듯하다. 이 책이 가진 진정한 가치는 있었던 사건의 진실을 알리는 것에서 시작해서 지금도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의 그늘을 벗기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는 것 같다.


색다른 분야의 특별한 이야기 또 놀라운 비밀을 접할 수 있는 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책이다.



"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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