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개봉한 『불릿 트레인』을 비롯해서 12개 작품이 영화화되었고 그중『골든슬럼버』는 한국에서도 리메이크 된 베스트셀러 작가 이사카 고타로가 만들어낸 새로운 트릭을 만나보았다. 『화이트 래빗』에서 보여준 트릭이 현실적인 착각이었다면 이번에 《페퍼스 고스트 PEPPER'S GHOST에서 보여준 트릭은 환상적이다. 우선 주인공 단의 '선공개 영상'능력이 우리를 착각의 늪에 쉽게 빠져들게 한다. 미래의 사건 사고를 볼 수 있는 능력(선공개 영상)을 가진 중학교 선생님 단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등장인물이 많다. 그리고 또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그 많은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또 확실하다. 소설은 능력자 단과 '기우杞憂'라는 고사가 정확히 어울리는 '러시안 블루'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듯하지만 어느 순간 두 이야기는 하나가 된다. 그런데 단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실감이 있지만 이름부터 독특한 러시안블루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허구처럼 느껴진다.


p.399."어떻게도 안 되는 일을 걱정한들 소용없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바로 눈앞에 있는 일뿐이라고요."


고양이를 학대한 사람을 지원한 이들을 찾아가 복수하는 2인조 '고지모 사냥꾼' 러시안 블루와 아메쇼의 이야기는 무언지 모르게 허구처럼 들리는데 낙천적인 성격의 아메쇼가 자신들이 소설 속에 등장인물인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의구심을 더 키운다. 정말 이들은 소설 속 인물들일까?


p.272. "둘 중 하나, 양자택일이에요. 이 선생님이 소설 속으로 들어왔는지, 우리가 소설 밖으로 나왔든지."


이사카 고타로의 반전은 트릭으로 시작해서 트릭으로 끝나는 듯하다. 그리고 그 트릭은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러니 처음부터 끝까지 인물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물론 그래도 작가의 트릭에 빠지게 되겠지만. 500여 페이지의 두께의 장편소설이지만 등장인물들의 위트 있고 유머러스한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도착하게 되는 순삭이 가능한 소설이다.


이 작품도 영상으로 만들어질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불릿 트레인』이나 『중력 피에로』보다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인지도 모를 이들이 복수를 하고 미래를 보는 선생님이 그들과 연결된다면 어떤 판타지가 만들어질까? 그 답이 궁금하다면 이사카 고타로가 들려주는 트릭을 만나보기 바란다. 정말 깜짝 놀랄 반전을 만나게 될 것이다.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