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년 전 잊을 수 없는 초등학교 4학년 여름 방학의 비극적인 사건이 간다 기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고 그 여파는 고등학생이 된 지금으로 이어졌다. 여름방학에 보충 수업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의욕 없는 고등학교 생활을 이어가던 간다 기리 앞에 아마네의 여동생 유키네가 갑자기 나타나며 흥미로운 판타지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이 시작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과 함께 아마네의 생일 파티를 위해 그들의 아지트'네버랜드'를 찾았고 그곳에서 아마네는 죽었다. 그리고 기리는 아마네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고 자책하며 '썩은 녹청색' 여름 하늘 아래 8년을 숨죽이며 지냈다.



그런데 아마네의 여동생 유키네는 아마네의 죽음에 대해 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기리의 첫사랑 아마네를 너무나 닮은 유키네는 기리에게 '타임 리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기리는 자신의 첫사랑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자신들의 아지트 창문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판타지와 미스터리 스릴러로 만든다. 사고사인 줄 알았던 첫사랑의 죽음을 막고자 살인자를 찾는 기리는 살인자가 자신의 친구들 중 한 명이라는 사실에 너무나 놀라고 당황한다. 누구일까? 열 살 소녀를 벼랑에서 민 우리 중 한 명은.



타임 리프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 의아했던 부분을 작가 우메노 고부키가 시원하게 풀어준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과거의 슬픔을 바꾸면 미래는 즐겁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타임 리프를 할 때마다 슬픔이 조금 더 더해진 미래와 만나게 된다. 그래서 기리는 '누구도 사라지지 않은, 슬프지 않은 푸른 여름(p.321)'을 꿈꾸며 몇 번의 시간 여행을 반복한다. 시간 여행을 통해서 과거로 간 열여덟 살 기리는 열 살 기리에게, 열 살 친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친구들이 가진 '비밀'이야기들을 하나, 둘 만날 때마다 기리는 어른이 되어간다. 네버랜드에서 떠나야 할 때쯤 가장 커다란 반전이 일어나고 기리는 다시 한번 타임리프를 선택한다. 그렇게 많은 반전들의 끝을 들려주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현재로 돌아올 때마다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고 바로잡기 위해 다시 과거로 떠난다. 몇 번의 '타임 리프' 결과로 얻은 여름은 파란색이다. 파란색 여름이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8년을 담아낸 소설이다. 어린이의 순진한 시간에서 어른의 메마른 시간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의 성장통을 멋지게 그려낸 아름다운 파란색 이야기이다.



"모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