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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따위 필요 없어 ㅣ 특서 청소년문학 33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8월
평점 :
청소년소설 『싸이퍼』로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탁경은 작가의 새로운 상상력을 만나본다.《소원 따위 필요 없어》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누구보다 '소원'이 필요한 아이들이다. 병원에 입원해있는, 아픈 아이들보다 더 간절한 소원을 가진 이들은 드물것 같다. 빨리 퇴원해서 자신들이 해보고 싶은 많은 것들을 해야할 열여섯살의 아이들. 그들이 주인공이고 배경은 병원이다. 그런데 이 병원에는 미래의 도시 '샤이어'로 통하는 문이 있다. 그 문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줄수 있을까?
단역 배우 민아는 혈액암으로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그런데 한눈에 봐도 꾀병으로 보이는 혜주가 또 입원했고 그렇게 둘은 서로 알아가는 사이가 된다. 거기에 이 소설에서 가장 안타까운 동수는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휠체어에 앉아 작은 어린이 시선의 높이로 세상을 보던 동수는 미래 도시 샤이어에 갈 수 있는 문을 보게 되고 그렇게 세친구는 샤이어에 가게된다.
p.178. "연기할 때 난 살아 있다는 걸 느끼거든. 그래서 강해지거든."
p.179. 나는 언제 강해지는가? 언제 살아있다고 느끼는가?
샤이어에서는 로봇다리로 걸을 수 있고, 암은 이미 정복된 질병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공부 스트레스는 받지않아도 된다. 열여섯살 혜주도 직업을 갖고 혼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곳이다. 혜주는 좋아했고, 민아는 우려했고, 걸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인데도 동수는 아주 꺼려했다. 세 친구의 미래 여행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세 친구 중 한 명을 선택해서 따라가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혜주라면, 내가 동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p.200. 더는 소원 따위 필요 없다는 것을. 소원을 간절히 비는 대신 하루하루 더 치열하고 즐겁게 살아가련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뜨겁게 눈을 마주치고 손을 마주 잡으면서.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게된다면 당연히 확실하게 꼭 잡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던진 조건에는 누구도 쉽게 결정할 수 없을 것 같다. 동수의 선택도, 혜주의 선택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미래의 도시에서 민아가 만난 친구 현준의 선택도 충분히 가치있는 선택인 것 같다.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은 어쩌면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행복을 '미래'의 행복과 바꾸고 오늘도 학원에 있을 아이들에게 오늘의 행복을 찾아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책이다.
"특별한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