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88번 버스의 기적
프레야 샘슨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평점 :
우연한 만남이 운명적인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방송국 총괄 프로듀서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프레야 샘슨의 《88번 버스의 기적》은 한편의 로맨스 영화를 보는 듯한 장편소설이다. 원제《 The Girl on the 88 Bus 》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에 대한 이야기가 바탕이다. 1962년과 오늘이라는 60년의 간극을 가진 두 여인은 모두 미술가를 꿈꾸었고 두 여인 모두 버스에서 어떤 남자를 스케치한다. 하지만 두 여인의 스케치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우연한 만남이 선물해 준 삶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프랭크는 오늘도 88번 버스에 오른다. 1962년 88번 버스에서의 순간의 인연이 60년이 지난 오늘까지 이어진다는 정말 낭만적인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소설이다. 60년 전의 인연을 찾기 위한 노력은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낸다. 소중한 기억을 잃어버리게 하는 너무나 안타까운 치매의 어둠이 프랭크에게 다가올수록 리비에게는 새로운 사랑의 향기가 다가온다.
60년 전의 인연과 오늘의 인연이 묘하게 연결되면서 무언가를 열망하는 열정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재미있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60년 전의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묻어두어야 할지 찾아서 만나야 할지 그 선택만으로도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난 흐름을 보인다. 리비는 새로운 인연을 만나게 될까?
프랭크의 인생을 통째로 바꾼 60년 전 88번 버스에서 스친 한 여인을 찾아 나선 리비와 딜런이 또 다른 인연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프랭크가 간직한 사랑만큼이나 아름답고 낭만적이다. 프랭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는 이웃들의 모습에서 넓은 의미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보여주는 매력 중 하나이다. 누군가의 삶을 응원하게 만드는 희망이 넘치는, 사랑이 넘치는 소설이다.
"모모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