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
닌겐 로쿠도 지음, 이유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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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너에게 겨울에 내가 갈게》2021년 제28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받은 작품이다. 같은 해 제9회 하야카와 SF 콘테스트에서 『스타 셰이커』로 대상을 수상한 닌겐 로쿠도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작가이다. 2013년 급성 림프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힘겨운 투병 과정을 지나 현재에 이른 것이다. 그 과정을 함께한 어머니의 헌신을 이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다.


p.121. 내가 보고 있던 것은, 내가 보고 싶었던 그녀다.


이 소설은 특이한 병을 지닌 이와토 유키와 그녀의 병을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하게 된 우즈메 나쓰키의 정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유키의 병에 대해 알게 되고 주인공들의 사랑보다는 유키를 향한 '가족'의 사랑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딸 페르세포네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만든 '겨울'이 이 소설에서도 이별의 아픔으로 등장한다.


p.155. 이 두려움에 비하면 외로움 같은 건 그저 웃어넘길 일에 불과하다.

평범할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 딸 유키에게 엄마 도코는 평범한 삶을 선물하려고 한다. 그리고 유키의 특이한 병을 알면서도 그녀를 사랑하게 된 나쓰키 역시 그녀에게 정성을 다한다. 소설에서나 가능할 듯한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너무나 애틋하게 이어간다. 별다른 갈등 없이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따스한 사랑이 커다란 장벽을 만난다. 그런데 그 장벽이, 함정이 얼마나 높고 깊은지 엉뚱한 '반전'을 생각하게 했다.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어리석음이었겠지만 여주인공 유키에게 엄청난 화풀이를 하며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결말을 접하고는 작가의 정말 엄청난 스토리텔링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유키가 가진 희귀한 병이 이 소설이 가진 갈등의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유키에게는 하나의 비밀이 더 있다. 특이한 병 이외에 더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유키의 삶을 나쓰키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나쓰키의 사랑도 대단하지만 유키의 부모 특히 여동생 후유미의 사랑은 너무나 대단했다. 유키를 위해 한 계절을 버리는 삶을 선택한 가족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나쓰키와 유키의 가슴 아픈 사랑에 하늘을 보게 되고 유키 가족의 사랑에 결국은 눈물을 흘리게 되는 따스한 이야기이다. 한 여름보다는 겨울에 어울리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여름에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유키를 통해서 만나보길 바란다.



"북폴리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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