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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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형제의 장편소설 《이웃 사냥》 "제가 처음으로 죽인 사람은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거기에 소설의 부제는 '죽어야 사는 집'이다. 이건 최소한 '연쇄 살인'에 사이코패스 살인범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흥미와 재미가 스릴과 함께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책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긴장감은 살인마에 의한 스릴이 아니라 '악령'들이 만든 공포다. 그런데 어려서 이불 속에서 숨어서 보던 '전설의 고향'의 장면을 아무렇지 않게 보게 된 까닭인지 공포보다는 대지의 악령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게 다가섰다.


이야기의 흐름은 굉장히 단순하다. 전역한 해병대인 남자 주인공 해리는 대학생 때부터 자연에서의 삶을 꿈꾼다. '자연인'이 꿈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꿈을 응원하며 해리와 사랑에 빠진 여자 주인공 사샤가 있어서 해리의 꿈은 실현된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다호주의 작은 목장에서의 생활은 행복했다. 하지만 그들의 유일한 이웃인 댄과 루시 부부가 들려준 놀라운 이야기는 행복한 일상에 어두운 그림자를 매달게 된다.


그 계곡에는 악령이 존재하고 그 악령들은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처하는 방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친절한 이웃 부부 댄과 루시는 그 악령들의 특징과 대처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하지만 이제 검색이 아니라 AI와의 채팅을 통해서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을 살면서 악령이라니 해리는 친절한 부부를 다소 불친절하게 집에서 내쫓는다. 그렇게 해리와 사샤의 자연과의 첫 만남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봄의 악령과 조우하면서 이들의 악몽은 시작된다. "봄은 가장 쉬운 축이야."(p.137)라는 이웃 댄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정말 지긋지긋한 악령들이 괴롭힘의 강도를 조절하며 나타난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이 든다. 왜 사계절을 버티고 있는가? 그냥 그곳을 벗어나면 되지 않나? 이 재미없는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은 이 책을 통해서 만나보기 바란다.


넷플릭스에서 영상화가 진행 중이라고 하는 데 어쩌면 악령들의 공포보다는 해리와 사샤의 심리 표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두 주인공의 심리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마도 이 소설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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