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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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나 스릴러에요' , '미스터리에요'라고 외치는 흥미로운 일본 추리 소설을 만나보았다. 가와이 간지의 작품《데드맨》은 작가의 데뷔작이자 2012년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작이다. 이 책은 출간 10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으로 표지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라는 정통 추리물의 거장을 알게 해준 책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흥미로운 소설은 누군가의 일기로 시작한다. '지금의 나는 나일 것이다. 하지만 어제의 나는 내가 아니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마치 철학 책처럼 생각을 자극한다. 그런데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위문장은 철학적인 생각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팔다리가 없이 몸통만 있는 머리가 이야기하는 사건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머리가 없는 만주(시체를 뜻하는 일본 형사들 은어)가 발견되고 독특한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형사 가브라기를 중심으로 선배 형사들도 잘 쓰지 않는 은어를 입에 달고 있는 3년 차 형사 오타쿠 히메노, 엄청난 끈기의 소유자 마사키 그리고 과학수사의 절정을 보여주는 프로파일러 사와다가 조금씩 사건 해결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정말 실감 나게 디테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숨이 찰 정도로 빠른 이야기의 전개가 소설《데드맨》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스토리 전개가 얼마나 빠른지 머리와 몸통 살인 사건 이외의 팔, 다리 살인사건 네 건은 스치듯 표현되고 있다.


6명의 시체를 조합해서 한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가능할까? 소설이니 가능하다치고 범인 왜 서로 아무 연관이 없는 여섯 젊은이들의 목숨을 빼앗은 것일까? 사건 해결은커녕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드디어 '데드맨'이 등장한다. 가브라기에게 메일을 통해서 사건 해결의 커다란 단서를 제공한다. 이제 궁금증은 하나 더 늘어나고 사건은 더 멀고 높은 곳을 향해간다. 데드맨은 누구일까? 데드맨이 알려준 내용이 사실일까?


비리와 부정이 만들어낸 피해자가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소설이다. 그런데 입에 담기도 싫은 비리와 부정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이 더욱 가슴아팠다. 범인의 정체도, 사건의 진실도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입체적인 캐릭터도 무척이나 인상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 소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반전'이다. 그 커다란 반전이 만들어낸 흥미와 재미 그리고 감동의 쓰나미를 제대로 만나보길 바란다.



"작가정신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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