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가 되는 주문 저스트YA 4
단요 지음 / 책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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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도 그래서 죽었어.

『다이브』로 처음 만났던 작가 단요의 장편소설《마녀가 되는 주문》을 만나본다. 청소년 성장 소설『다이브』의 배경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물에 잠긴 서울이었다면 이번 이야기의 배경은 학교다. 영재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아이들만이 다닐 수 있다는 특수 학교. 『다이브』에서 보여준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이들의 심리를 촘촘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마치 아이들의 표정을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하다. 깊이 있는 심리 묘사는 아이들을 넘어 우리 어른들의 심리 이야기로 이어진다. 학교가 배경이지만 더 큰 사회가 담겨있어서 부조리한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 사람의 호의는 모든 이를 덮을 수 없기 때문에 따뜻한 만큼 가혹해진다.


이야기는 17살 서아가 죽음을 그리며 옥상 난간에 서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직 어린 서아는 무슨 까닭으로 삶의 경계에 서있던 것일까? 현실에서는 며칠 전 또 어린 친구가 학폭 피해를 호소하며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긴 지옥을 지나왔을까?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다행히도 주인공 서아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서성인 이유는 학폭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는 또 다른 한 가지 성적, 진로 문제가 서아를 옥상 난간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자신을 '마법 소녀'라 칭하는 선배와의 만남.


마법 소녀 현이와의 만남은 서아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선택받았다는 희망은 선택해야 하는 절망이 되고 졸업 후 미래에 대한 설렘은 과거와 현재에 발목 잡혀 불안이 되고 만다. 신비로운 느낌의 표지는 페이크이다. 신비로운 마법 소녀를 상상하게 만들지만 이 학교에서 만나게 될 마녀는 조금 더 무서운 존재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어린 마녀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 아니 선택의 무게이다. 어린 마녀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알지 못하는 것에는 고민도 책임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외면하는 데는 변명이 필요했다…….


어찌 보면 스토리 전개는 단순하고 너무나 익숙하다. 가상 공간의 게임에서 목숨을 잃게 되면 현실의 세계에서도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 관리자들을 통해서 스스로 죽음을 택하려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을 난해하고 복잡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왜 죽음을 선택하려는 것일까? 게임 관리자인 마녀들은 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읽는 동안 불안하고 답답했다. 어른들이 만든 부조리가 아이들에게 더 큰 아픔으로 발현되고 있는 듯해서 안타깝다.


마법 소녀 현이의 선택과 초보 마녀 서아의 호기심이 찾아가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 아이들의 현실과 미래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의미 있는 책이다.



"책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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