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한의원
이소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수의 영화 각본(여고 괴담 3 등)을 쓴 이소영 작가의 첫 장편 소설의 가제본을 만나보았다. 이번에 만나본 《알래스카 한의원》의 가제본에는 총 15장의 내용 중 7장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다. 소설의 제목은 이국적인 알래스카의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첫 문장'이지는 9개월 동안 오른쪽 손톱을 깍지 못했다.'를 통해서 알래스카보다는 한의원에 무게를 둔 이야기를 예상하며 소설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고는 묘한 매력의 흐름에 빠져 알래스카를 즐기다 갑자기 접한 마지막 문장'이지는 메시지를 전송했다.'에 당황한다.


이지는 포토그래퍼의 작품을 보정해 주는 리터칭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하다가 잘렸다. 리터칭 실력을 인정받으며 열심히 일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을 더 이상 쓸 수 없었다. 이상한 점은 이지 자신은 너무나 공통스러운데 병원에서도, 한의원에서도 아무런 원인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지는 고통의 원인을 찾아, 고통의 치료 방법을 찾아 알래스카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의사 고담을 만난다. 고담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까닭에 한의사를 삐딱한 시선으로 보기 시작할 때쯤 이지를 괴롭히던 고통의 원인을 알게 된다. 통증의, 고통의 원인을 알았으니 이제부터 치료하면 될까? 아닐듯하다. 이야기는 주인공 이지에의해 새로운 방향으로 진행할 것 같다. 너무나 빠른 전개를 가졌기에 가제본에서 결말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는 갑자기 폭을 넓히며 브레이크를 잡는다.


놀라서 가제본에 실린 설명을 읽었다. 전체 분량의 반 정도를 소개한 가제본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반이 가진 흡인력이 이 정도라면 전체 이야기가 가진 흡인력은 얼마나 대단할지 무척 기대된다. 엄청난 흡입력은 이 소설 속에, 알래스카의 한의원에 머물게 하고 있다. 이지의 오른손이 가진 엄청난 통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소설 전체의 흐름을 알지 못하는 아쉬움이, 결말을 알 수 없다는 안타까움이 한동안 당황하게 했다. 그러다가 '가제본'을 욕심낸 것을 후회했고 이제는 알래스카에 빨리 다시 가고 싶다는 설렘이 조급함에 만들어내고 있다.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본 알래스카의 모습은 꼭 한 번은 가보고 싶다는 욕심을 품게 한다. 그래서 더 소설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이지와 함께 알래스카에 도착한 소녀는 어디에 있을까? 소녀에 대한 고담의 말이 사실일까?


이지가 가진 통증의 원인을 알았을 때 한동안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이 책의 결말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또 한 번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이지의 남은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 고래가 들려주는 신비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



"사계절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