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개토태왕 담덕 5 - 영락태왕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3월
평점 :
엄광용의 장편 소설 《광개토태왕廣開土太王 담덕 5. 영락태왕》 을 만나보았다. 벌써 다섯 번째 책이다. 사료 찾기나 답사 등을 통한 20여 년간의 준비 작업을 거친 멋진 작품이다. 역사 소설을 읽는 재미 중에 하나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찾아보는 것이다. 그런데 고대사는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더욱 재미나고 흥미롭다. 사실이 아닐 것 같지만 사실이길 바라고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미소 짓게 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듯하다.
그런 역사 소설의 재미와 흥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장편소설 《담덕 광개토태왕》은 다음 편이 너무나 기다려지는 드라마 같다. 정통 역사 드라마가 사라진 요즘에 딱 어울리는 책이다. 1권 순풍과 역풍에서 등장했던 이들이 다시 등장해서 자신들의 역할을 조정하고 담덕을 중심으로 재편한다. 그 사이에 유쾌한 소녀 수빈이 등장한다. 담덕을 사랑하며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슬퍼하면서도 담덕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여인이다. 이 여인의 운명이 순탄할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5권에서 드디어 담덕은 고구려의 왕이 된다. 영락태왕永樂太王. 국호의 사용을 허락받으며 나라를 열었던 조선과는 시작부터 달랐던 광개토태왕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게 그려진다. 이 정도의 스케일로 역사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 광개토태왕이 품은 뜻과 강한 의지가 소설 속으로, 주인공 광개토태왕에게로 빠져들게 한다. 담덕은 왕이 된 후 정복 전쟁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그 과정을 보면서 큰 뜻을 이루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전쟁을 위한 무기 등을 만들기 위한 철광석을 확보하고, 보급을 위한 경제적 재원을 준비한다. 그리고 고구려의 약점인 해상 전투력 향상을 위한 준비도 잊지 않는다. 이것이 리더십이라는, 이것이 통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광개토태왕이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방법을 오늘의 위정자들이 배우면 얼마나 좋을까? 광개토태왕의 정신을, 리더십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
여섯 번째 이야기를 기대하는 것도, 다섯 번째까지의 이야기를 되새겨보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광개토태왕과 함께하는 고구려 역사 여행을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하는 것은 당시 중국과 신라, 백제의 역사도 함께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방대한 역사 지식이 역사 속 여행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광개토태왕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시절을 만날 수 있는 《광개토태왕 담덕 5. 영락태왕》은 역사 드라마를 담아놓은 듯 시각적인 표현이 뛰어나다. 눈으로 느낄 수 있는 고구려의 역사를, 삼국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새움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