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 경계 위의 방랑자 클래식 클라우드 31
노승림 지음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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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북이십일의 문학·교양 브랜드 아르테(arte)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아름다운 예술 시리즈 '클래식 클라우드'의 서른한 번째 작품을 만나보았다. 책의 부제(경계 위의 방랑자)가 말해주듯이 고독과 외로움 속에 살았지만 화려하기도 했던 구스타프 말러의 삶을 숙명여자대학교 노승림 교수의 안내를 통해서 접해볼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동유럽의 변방에서 태어난 유대인 소년 구스타프 말러가 인종, 종교 등의 차별을 극복하고 빈 국립 오페라극장의 음악감독이 되고 또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까지 진출하는 과정을 말러에게 의미 있는 장소들을 여행하며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말러의 흔적을 이정표 삼은 여행기에 가깝다.(p.15)고 책의 성격을 설명한 저자는 말러의 마지막부터 찾는다. 그린칭 묘지에서 시작한 여정은 이제 말러 삶의 시작을 향한다. 이흘라바에서 유년기를 보낸 구스타프 말러를 만나고 빈으로 음악 유학을 떠난 열다섯 살의 말러도 만난다. 완고한 완벽주의자였다는 말러의 음악적인 성과는 반유대인, 반게르만 모두에게 외면받으며 일부 음악인들에 의해서만 이어졌다고 한다.

 

1900년경 말러

그래서일까? 솔직히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서 떠오르는 게 별로 없었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먼저 떠올랐는데 두 예술가가 친구라고 한다.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은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장례식장에서 연주되었다. 그리고 그 연주의 지휘는 말러를 '행인 3'에서 '주역'으로 부상시킨 드라마틱한 반전을 가능하게 한 레너드 번스타인이 맡았다. 레너드 번스타인은 그의 유언에 따라 말러 교향곡 5번 악보와 함께 묻혔다. 말러가 가진 무엇이 레너드 번스타인을 사로잡은 것일까?

말러 예술의 키워드

말러 생애의 결정적 장면

저자는 가독성 갑의 글의 마무리에도 최상의 친절을 보여준다. '말러 예술의 키워드', '말러 생애의 결정적 장면'을 통해서 예술가 말러의 삶을 총정리해서 보기 좋게 편안하게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말러의 교향곡을 들어보려 했다. 그런데 교향곡 1번 <거인>에서 막혔다. 잔잔한 대자연을 거닐다 폭풍우를 만난 듯 고요와 격정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말러×노승림의 설명과 함께해서 였을까 너무나 좋았다. 반복해서 들으면서 멋진 클래식 여행을 계속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러다가 레너드 번스타인의 시그니처가 된 말러의 교향곡을 만나면서 2번 교향곡<부활>을 듣기 시작했다.


p.312.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 있던 말러를 현재를 대변하는 음악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던 까닭은 말러의 음악이 지닌 예지적 아우라 때문일 것이다.


대도시의 화려함과 대자연의 경계에 섰던 말러의 곡에 슬픔과 기쁨이 함께 공존하는 까닭을, 죽음이라는 키워드를 평생 버리지 못했던 이유를 만나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뒤로 미루지 말기를 바란다.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門外漢이지만 너무나 재미나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들을 수 있었던 책이다.



"arte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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