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횡단하는 호모 픽투스의 모험 - 인류의 저주이자 축복, 질병이자 치료제, 숙명이자 구원, 인간의 스토리텔링 본성을 찾아서
조너선 갓셜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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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8. "이야기꾼이 세상을 다스린다."


p.254. 무엇보다 과학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이야기에 맞서는 것이야말로 과학의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호모 사피엔스를 비롯해서 우리 인류의 특징을 칭하는 말들은 참 많다. 이번에 만난 《이야기를 횡단하는 호모 픽투스의 모험》의 호모 픽투스(Homo Fictus)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서사. 얼마 전 이야기 즉 서사의 중요성을 보여준 드라마가 있었다. 물론 허구 세상 속에서 '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라는 광고 카피와 동정심 유발하는 광고 영상으로 그룹 총수의 구속 수사를 막고 보석 허가를 맡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공감이 동정심을 자극하고 결국 마음이 움직여서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물론 픽션이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 특히 저자 조너선 갓설의 글은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고 있다.


얼마 전 읽은 책『군중의 망상』에서는 인간이 왜 서사, 즉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또 우리는 왜 드라마에 쉽게 빠지게 되는지를 뇌과학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여주고 있다. 합리적이라기보다는 합리화에 더 적응한 인간의 뇌는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성에 의한 판단에 더 빨리 반응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도 설득을 하고자 한다면 합리화보다는 극화가 대체로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요점을 '이해시키는 것'보다 요점을 '느끼도록'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또 그 메시지를 느끼고 그 메시지가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친다면 저자가 이 책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점점 더 좌우 대립은 심화돼가고 대화나 타협은 요원한 것 같아서 무척이나 답답했는데 저자가 바라보는 미국의 대립은 더 심한 것 같아서 더욱 공감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플라톤의 철학을 조금 더 생생한 예시들과 함께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끝까지 플라톤 철학과의 접점을 설명하는 저자의 친절함이 좋았다.


이야기에 잘 빠져드는 특성을 가졌다는 인간이 왜 상대방의 이야기에는, 나와 생각이 조금 아주 조금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는 귀 기울이지 않을까? 그 원인을 알고 싶다면 아니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기 바란다. 주인공의 투쟁과 도덕적 갈등이라는 보편 문법이 만들어낸 재미난 이야기가 어떻게 역사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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