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의 크레이터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남일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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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은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을 통해서 경기도에 거주하는 문인들에게 창작지원금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시리즈로 출간하는 뜻깊은 기획물을 제작했다. 이번에 출간된 시리즈는 9명의 소설가들의 소설집 9권과 13명의 시인들의 신작시詩를 묶은 앤솔러지 시집 1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집 9권 중 한 권인 《세리의 크레이터》는 정남일 작가의 작품 두 편을 담고 있다. 2017년 단편소설 「라스트 장용영」으로 영남일보 문학상을, 2021년 단편「냉장고의 미래」로 천강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황현경은 이 소설집 해설의 첫 문장에서 '명백히 모든 소설은 인간에 대한 것이고, 이는 또한 모든 소설이 '관계'에 대한 것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라고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소설집은 그런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단순한 관계의 정의를 뛰어넘어 인간관계의 바탕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관계의 바탕은 친숙함 즉 '내 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세리의 크레이터」에서 세리는 자신의 출생이 엄청난 우연들이 겹친 행운이라 말하며 지금 자신이 임신 중인 태아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며 동거하고 있는 '나'에게 여행의 동행할 것을 말한다. 그런데 세리의 뱃속 아이는 동거한 남자 오의 아이다. 관계가 뒤틀릴 수도 있고, 아무 일 없듯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펼쳐진다. 그런데 '나'의 입장에서 '관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옆집에 행크가 산다」에는 2미터가 넘는 거구의 흑인이 등장한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 흑인을 대하는 주민들과 나의 모습은 비슷하다. 조금 당황하여 굳어지는 얼굴로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 하지만 그 원인은 천지차이다. '나'는 유명한 격투기 선수로 생각하면서 말을 걸 기회를 엿보는 것이고, 주민들은 두려움과 거부감으로 힐끔거리는 것이다. 말 그대로 다름에 대한 거부 반응이다. 그렇다면 '나'의 반응에서 거대한 흑인이 격투기 선수와 닮았다는 것을 빼면, 즉 친숙함을 빼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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