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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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명원(建明苑) 초대 원장을 지낸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최진석 교수가 들려주는 의미 있는 삶을 만나본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등의 저서와 강연을 통해서 접해보았던 저자를 다시 만나게 되어서 좋았다. 여전히 깊이 있는 사유를 만날 수 있어 좋았지만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는 전에 만나보았던 책들과는 다소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저자가 들려주는 개인적인 이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전작들이 '철학'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책은 개인의 삶, '나'에 방점이 있는듯하다.

전체적인 흐름은 철학자의 삶을 선택하게 된 동기 등의 저자 개인의 삶을 들려주며 시작한다. 자존감 있는 '나'로 살기 위한 길을 들려주며 시작한 길은 노자와 장자가 말한 '도'에 이르는 길로 이어진다. 그리고 '나'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범위를 확장해나가며 '사회'를 지나고 '국가'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저자는 개인의 삶이 도를 따르면 국가의 성공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치는 사라지고 정치 공학만 남은 정치권에서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국가를 위해서.

옛 철학자들의 생각을 반만 이해하고 그것에 몰입한 우리에게 더 깊이 있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안빈낙도安貧樂道에서 도道를 실현하는 '낙도'는 생각하지 않고 '안빈'만 생각하고 '무위하면 되지 않는 일이 없다(無爲而無不爲).'에서 '무위'만을 강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또 고착된 생각에 빠져 창의적인 생각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진영 논리를 '인격'을 키우지 못하고 '신념'에 사로잡힌 까닭이라 말하며 성공에 안주하지 말라 충고하고 있다.


p.124. 공이 이루어지면, 그 공을 차고앉지 말아야 한다(功成而不居)


노자도 공자도 지배력을 가진 나라를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요시다 쇼인과 루쉰은 사상도 들려준다. 철학적인 성공이 우리가 다다라야 할 다음 단계라 말하며 눈에 보이는 것들의 성공이 아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의 성공을 강조하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높게 또 넓게 볼 수 있는 창의와 유연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p.219. 넓고 큰 시야를 가지고, 먼저 발을 내디딜 것인가, 아니면 비판과 평가를 일삼으며 구경만 할 것인가. 뜻이 있다면, 나라를 보라.


개인적인 삶의 완성이 국가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안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낙도'가 중요하다 하는 것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건강한 사회와 강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깊이 있는 생각을 만나볼 수 있는 의미와 재미를 함께 담은 흥미로운 철학 책이다.



"북루덴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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