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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
강형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2회 수상한 포토저널리스트이자 칼럼니스트 강형원이 들려주는 '한국'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은 정말 아름다운 사진들과 함께 유무형의 우리 문화를, 정신을 담고 있는 책이다.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글도 좋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십 대 때 이민 간 저자가 영어로 풀어내고 있는 우리 문화에 대한 설명이다. 아마도 저자는 영어 설명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서 역사 공부를 했을 것 같다. 다른 나라 문화에 접근하는 가장 빠른 길은 그 나라의 역사를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가 영어로 들려주는 우리 문화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가 기억할 빛나는 한국의 유산>에서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를 보여준다. 종묘 제례악을 소개하면서 한글 설명에는 없지만 영문 설명에는 세종대왕이 등장한다. 조금의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영문 해설도 함께 읽어 보기를 바란다. 약간의 차이가 아니라 한글 해설과는 전혀 다른 재미난 표현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찬란한 역사를 품은 유산>은 국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어려서 이민을 간 저자이지만 목차에 이순신 장군과 독도가 있는 것만으로도 저자가 가진 확고한 역사의식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민간 인쇄 조보'였다. 조정의 일을 민간에서 인쇄물로 만나보는 신문 같은 것이었다. 얼마나 획기적인 발상인가? 하지만 조선 왕들 중 가장 뛰어난 빌런 '선조'가 없애 버렸다고 한다. 대마도 도주가 임진왜란 전에 진상한 조총을 창고에 처박고, 이순신 장군을 백의종군시킨 조선 최고의 멍충이 왕 선조가 조보를 없앤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으로 <한국의 고유함을 오롯이 새긴 유산>에서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문화유산들을 소개해 준다. 온돌, 김치, 금속활자 그리고 한글 등의 우리가 가진 창조적인 문화들을 멋진 사진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이 부분의 문화유산 이야기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는 '토종개'에 대한 내용이었다. 진돗개와 풍산개 정도만 알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웠다. 언젠가 들어본 듯한 '삽살개'의 복원 모습이 너무나 친근했다. 문화적 유전자 밈이 이어진 까닭일까?
평소 잊고 지내던 우리 문화를 만나는 즐거움에 알지 못했던 우리 문화를 새롭게 만나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퓰리처상을 2회 수상한 사진 기자의 사진을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집이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소장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훌륭한 사진이 더해지고 흥미로운 영어 해설이 함께 하는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RHK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