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할 권리 -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
조르조 아감벤 지음, 박문정 옮김 / 효형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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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인간>을 통해서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이 내놓은 많은 문제점과 보건이라는 명목하에 침묵해야 했던 '인간'에 대해 인문학적 접근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여준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또 다른 책<저항할 권리>를 만나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웹사이트 쿠오드리베트에 올라온 글들을 간추려 만든 <저항할 권리>는 이탈리아에서도 아직 출간되지 않은 글들을 세계 최초 출간하였다고 한다. 본문의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부록'으로 실린 두 편의 편지글이 너무나 강렬하게 다가와서 본문을 만나기 전에 편지글 두 편을 먼저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저자는 여전히 강한 어조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본문보다 더 긴 '주석'을 보여준다. 친절한 해설이 자칫 난해할 수 있는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 전작이 팬데믹이 만들어낸 상황에서 인간이 가지게 될 감정(두려움) 등을 풀어내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인간이 포기해야 했던 권리를 이야기하며 접종, 미접종에 따른 차별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백신 미접종시 입국 시 격리를 하는 나라가 있다고 한다.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듯해서 저자의 주장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p.72. 확실하지는 않지만, 몇 년 내 인류는 레밍과 비슷해질것이다. 인류는 멸종의 길을 걷고 있다.


'얼굴과 죽음'에서는 자신을 보여주고 타인을 인식하는 바탕이 되는 '얼굴'을 마스크로 가림으로 해서 인간의 정치적 활동을 막아버렸고, 애도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죽음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디지털에서만 가능한 소통은 민주주의의 퇴보를 넘어 야만적인 행위라 강하게 비판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정치권은 마스크 뒤에 숨은듯하다. 코로나 뉴스는 사라진지 오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열심히들 싸우고 있다. '보건'을 권력이 이용한 것일까? 마스크라는 존재가 민주주의를 진짜 퇴보하게 만들었을까?


p.64. '그린 패스'는 증명서가 없는 미접종자들에게 가상의 노란 별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색다른 생각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같은 사안에 대한 다른 생각을 들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더욱이 그 생각이 전혀 생각해 보지도 못 했던 것이라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 마스크와 거리 두기에 대한 저자의 흥미로운 접근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많은 것들 중에는 인류 역사에서 사라져야 할 것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파시즘이나 나치즘 같은 전체주의가 진짜로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의 생각이 기우였기를 바라본다. 



"효형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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