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길들이기의 역사 - 인류를 사로잡은 놀라운 과일 이야기
베른트 부르너 지음, 박경리 옮김 / 브.레드(b.read)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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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길들이기의 역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과일의 현재를 아주 먼 옛날의 조상 과일들부터 보여주고 있다. 사과나 배, 오렌지처럼 한 가지 과일의 역사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과일이라는 범주에 속한 것들의 역사를 들려주고 있다. 중요 이슈를 바탕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재미난 그림들을 보여준다.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분석하고 연구한 흔적을 보여주듯이 정말 다양한 자료들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명화, 사진, 포스터 그리고 각종 사료 등의 멋진 삽화들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고 있는 책이다.

철학가들의 글과 작가들의 작품 속 표현 등 과일 또는 과수원과 접점이 있는 작품들을 정말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저자의 생각에 수월하게 다가서게 해주고 있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에 담긴 소중한 글도, 모파상의 감성 넘치는 편지도 그리고 안톤 체호프의 「벚꽃 동산」도 만나볼 수 있다. 거기에 제목부터 과수원을 확실하게 예찬하고 있는 「과수원에서」의 버지니아 울프도 만날 수 있다. 고흐 등의 유명 작가들의 명화들도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p.282. 정원은 피난처이자 사색을 위한 장소였으며, 감각적인 인상으로 선명한 꿈에서 깨어나는 장소였다.


p.298. 과수원은 분명히 전통, 관습, 이야기의 보고다.


야생의 과일을 집으로 또 정원으로 과수원으로 끌어들인 인간들은 품종 개량을 꿈꾸고 천천히 실현시킨다. 접목 등을 통한 흥미로운 개량 과정을 만나보는 즐거움도 컸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16세기 독일어권 유럽은 법에 모든 부부는 과일나무 여섯 그루를 심고 돌보아야 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결혼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3000살이 넘은 올리브 나무가 있다는 사실도, 같은 살구속이지만 아몬드와 복숭아는 되지만 아몬드와 살구는 접목이 불가능하다 사실도 너무나 흥미로웠다. 개가 '감귤 그린병'냄새를 맡을 수 있을까?


과일이 상업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간중간 재미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글을 마주하게 된다. 전통적인 과일 재배법으로의 회귀를 넌지시 제시하고 있다. 자연을 위해, 지구를 위해. 각 지역별 재미나고 특색 있는 풍습들도 만나볼 수 있어 과일을 따라서 세계 여행을 하고 온듯하다. 시를 비롯한 흥미로운 '글쓰기'를 고대에서 중세 그리고 니체까지 만나볼 수 있는 멋진 책이다. 



"b.read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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