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렐라이의 일기
아니타 루스 지음, 심혜경 옮김 / ICBOOKS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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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9. 펠컨 소령은 영국인치고는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다. 

정말로 돈을 엄청 많이 쓴다는 뜻이다.


p.70. 그녀에게 호감이 간다고 한 건 다이아몬드 티아라 때문이다.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화《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의 원작 소설을 만나보았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너무나 유명한 영화라서 주연과 스토리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1925년 아니타 루스의 첫 번째 소설인 『 Gentlemen Prefer Blondes 』는 그해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뮤지컬과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한다. 

원제와는 다른 제목인<로렐라이의 일기>로 만나본 소설은 주인공 로렐라이가 쓴 일기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소설 자체도 흥미롭고 재미나지만 이 책이 가진 최고의 매력은 영어 원서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은 원작에 수록되었던 재미난 일러스트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을 이렇게 표현했을까 하고 뒤편에 수록된 영어 원문을 찾아보는 재미는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몇 배로 늘려놓는다. 거기에 가끔씩 보여주는 재미난 일러스트는 스토리에 끝까지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오늘날 로렐라이와 같은 여성이 있다면 아마도 담너머에 있지 않을까 싶다. 1920년대라는 배경을 감안한다고 해도 도덕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이다. 돈 많은 남자들을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얻고는 그들 곁을 유유히 떠나버리는 사기꾼 같다. 어쩌면 요즘 시대였다면 이 책은 출판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로렐라이는 너무나 수동적인 여성인데다가 요즘 연예인들에게 문제가 된 '스폰'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스만 씨의 돈으로 유럽을 여행하면서 다른 신사들을 만나는 로렐라이와의 동행은 아슬아슬한 즐거움을 선물하고 있다.


유쾌한 코미디로 읽는다면 수작秀作이다. 로렐라이가 만나는 남자들은 모두가 순진해서 그녀의 몸짓에 넘어오고 만다. 소설에서 로렐라이는 100% 성공률을 자랑한다. 그래서일까? 로렐라이는 끝까지 해맑게 외친다. 

'모든 일은 늘 좋은 방향으로 돌아간다. 

everything always turns out for the best.'

라고. 


"손에 키스를 받으면 잠시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이아몬드 팔찌를 받으면 영원히 남는다."


재미나고 유쾌한 로렐라이의 일상에도 위기는 닥친다. 유부남의 부인이 대서양을 건너까지 찾아온 것이다. 뜻대로 되지 않자 로렐라이를 법정에 세우겠다며 자신의 변호인을 보낸다.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순진하고 훌륭한 청년과 결혼을 생각하게 된 로렐라이는 그 청년과의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지적 교양을 쌓기 위해 적기 시작한 일기는 로렐라이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유쾌한 아가씨 로렐라이와의 동행은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아니 로렐라이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로렐라이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지 이 소설의 결말을 꼭 한번 만나보기를 바란다. 



"ICBooks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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