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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 - 제10회 스토리킹 수상작 ㅣ 비룡소 스토리킹 시리즈
유소정 지음, 김상욱 그림 / 비룡소 / 2022년 9월
평점 :
아주 특별한 소설을 만나보았다. 문학상 수상작품들을 접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국내에 소개되는 일본 소설들은 대부분이 수상작들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본 '수상작'은 다른 작품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2022 스토리킹'의 심사위원은 초등학생과 중학교 학생들이다. 즉 독자들이 직접 뽑은 아이들의 문학상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소설들을 좋아하는 까닭으로 이 소설 역시 재미나게.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현실에서 좌절을 맛본 예지는 가상현실 게임에 접속하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가상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VR 헬멧을 사랑하게 된 것이다. 헬멧을 쓰고 '루나'로 살아가는 가상 현실 게임 속 삶이 더 좋았다. 그런 루나 앞에 코딩 천재 헬멧 보이가 나타나 동업을 제안한다. 가상 현실 게임 파이키키에 자신들의 도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성공이 쌓이면서 예지는 헬멧 보이의 이면을 보게 된다. 이제 스토리는 단순함을 버리고 빠르게 전개된다. 거기에 펌킨 맨의 등장은 재미와 흥미를 배가시킨다.
단순하게 시작한 스토리가 흥미와 재미를 쌓아가는 동안, 그 흐름 속에 담겨 있는 심리적인 메시지가 대단하다. 아마도 저자 유소정 작가가 심리학을 전공한 까닭일 것이다. 열두 살의 한 소녀가 텅 비어있던 자존감을 조금씩 채워가며 결국에는 가상세계의 멋진 '루나'가 아닌 현실의 평범한 '예지'에 만족해 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 과정을 같이 해주는 '크로노스'와 '후드'의 이야기는 소설의 스토리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상 현실 게임 속에서의 화려한 삶과 현실의 피곤한 삶을 선택하라면 우리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질문의 답을 궁금해하는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이 책을 '수상 작품'으로 만든 것 같다. 아이들은 어떤 답을 들려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또 어른들의 답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리고 펌킨맨이 나타났다>를 통해서 이 문제의 답을 찾아보기를 바라고 있다. 답은 아마도 현실 세계, 나의 오늘을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올 것 같다. 만족할 수 있는 오늘을 만들고 내 안의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가상세계 아바타가 아니라 현실의 나, 자아를 찾아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만들어낸 정말 뛰어난 작품이다.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