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 호랑이덫 부크크오리지널 5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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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들 중에서 이렇게 유쾌한 이야기를 만나본 적이 있었던가 싶은 재미난 추리 소설<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를 만나보았다. 유쾌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 있기에 마냥 즐겁게 읽을 수는 없었지만 에드가 오라는 주인공의 이름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에드가 오의 본명은 오덕문이다. 스토리의 흥미로운 전개와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의 활약들이 입가의 미소를 지울 수 없게 만드는 유쾌한 소설이다. 


p.107. "도련님(세루게 홍) 오심 선생님(에드가 오)왔다꼬 말 전하겠슴다. 애두 알 낳은 선생님이라캤슴까?"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은일당 사건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소설이다. 그런데 '호랑이 덫'이라는 부제가 눈에 띈다.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고 읽고 있었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알게 된 그 평범한 단어가 가진 깊은 의미가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요즘도 가끔 접하게 되는 억울함이 당시에는 더 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게 된 친구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던 보이 오덕문 아니 에드가 오의 활약이 눈부시다. 


아니 이렇게 말하는 건 좀 과장된듯하다. 에드가 오가 정말 바쁘게 돌아다닌 건 맞지만 그의 캐릭터는 '허당'에 가깝다. 그래서 이 소설의 전편이 더 읽고 싶어진다. 아마도 전편에서도 모던만 외치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전편에서의 에드가 오의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무척 궁금하다. 너무나 인간적인 에드가 오는 사건에 휘말릴 뿐 주위의 여성들이 문제를 해결한다. 물론 여성들은 뒤에서 에드가 오에게 도움을 주는 조력자들이다. 


남산에 호랑이가 나타나 순사들이 깔려있으니 밖에 나가지 말라는 선화의 말을 무시하고 창문으로 외출을 감행한 에드가 오는 길에서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도망치듯 창문으로 나온 에드가 오의 걸음을 따라 숨 가쁘게 전개된다. 그날 만나기로 한 세루게 홍의 행적에 의심을 품으며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세루게 홍을 만나 자초지종을 듣고 싶지만 둘의 만남은 자꾸만 어긋난다. 그리고 드디어 은일당에서 둘의 만남이 성서 되지만 그곳으로 많은 일본 경찰들이 들이닥친다. 


p.416. "이상한 일은 이상해야 할 이유가 있기에 이상해 보이는 것이니까요."


이야기의 흐름은 얼핏 탐정으로 오해하기 쉬운 에드가 오라는 모던 숭배자가 끌고 있지만 조금씩 주인공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선화, 계월, 옥련. 이 소설에서는 세 여인의 지혜가 에드가 오를 돕고 있지만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조선을 돕고 독립운동을 도울 것 같다. 그때 에드가 오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번 소설에서 만난 에드가 오의 모습은 웃음을 주는 허당에 가까웠지만 그때는 조금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멋진 탐정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벌써 세 번째 이야기가 기대된다.



"부크크오리지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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