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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2 ㅣ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평점 :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본다. 이집트 여신의 이름을 가진 시크한 고양이 바스테트의 스릴 넘치는 모험은 『고양이』에서 시작해서 『문명』으로 이어져 <행성 1,2>으로 끝을 맺는다. '제3의 눈'이라는 과학 발전의 결정체를 머리에 이식해서 인간들과 소통이 가능해진 고양이 바스테트는 전작들에서 인간의 지혜와 용기를 뛰어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 고양이 바스테트의 리더십은 인간과 고양이, 개, 앵무새 등 다수의 종들에게 지지를 받을 만큼 훌륭하다.
<행성 1,2>는 전작들과 이어지지만 따로 이 작품만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여전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통해서 흥미로운 지식들을 알려주어 이야기에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또 바스테트가 들려주는 어머니의 지혜는 어떤 철학적인 수사보다도 더 큰 울림을 준다. 스릴 넘치는 스토리 전개 속에 담긴 철학적인 사유가 즐거움을 더해준다. 거기에 전작들과는 조금 다르게 많은 인간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끌어간다. 총회 의장에 힐러리 클린턴이 등장하고 로봇 공장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실제 창립자도 등장해서 이야기의 흥미를 더해준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역시 타고난 스토리텔러라는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1권에서 사랑하는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잃은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트는 2권에서도 인간보다 더 지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티무르와 알 카포네 연합 세력에 만서는 방법으로 인간 총회에서 선택한 것은 쥐들의 본부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것이다. 정말 그 비극적인 방법이 최선일까? 물론 바스테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고양이 성경을 집필하고자 하는 멋진 고양이 바스테트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뉴욕을 버리고 보스턴으로 간 일행들은 고양이 로봇으로 자신들을 지키고 있는 로봇 과학자들과 합류한다.
하지만 쥐들의 황제 티무르는 다시 바스테트를 추격해온다. 그나저나 이 녀석은 왜 자꾸 바스테트를 쫓아오는 걸까? 쥐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도 아닐 테고. 바스테트처럼 제3의 눈을 가진 티무르는 인류와의 공생이 아닌 인류 정복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바스테트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파리에서 대서양을 건너 뉴욕까지 쫓아온 것이다. 그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게 한 특별한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그것은 인류에게도 소중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면 그 특별한 것의 주인은 바스테트인것 같다. 인간들의 실망스러운 다양한 모습들 중에서 압권은 식량이 줄어들자 선택하는 '차별'이다. 로봇 공장 내에 있는 사람들을 시민과 거주민으로 나누어 대우한다는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행해지는 수많은 차별들은 정말 많은 사회 문제들을 만들어왔다. 이제는 차별이 없어진, 평등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
"열린책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