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평화 - 삼국지 이전의 삼국지, 민간전래본
김영문 옮김 / 교유서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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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平話/ 評話) [명사]

  1. 보통 이야기.

  2. 중국에서 쓰이는 구어체 언어.

  3. 중국 송나라 때에 일어난, 구어체로 된 통속 역사 소설.

중국의 역사 소설 『삼국지』는 언제 읽어도 새롭다. 『삼국지연의』를 중심으로 정말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작품들마다 작가들의 새로운 관점들이 포함되면서 보여주는 매력들이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는 듯하다. 처음 『삼국지』를 읽었을 때는 유비와 제갈량의 매력에 빠졌었고 다음에 접했을 때는 조조와 관우가 눈에 들어왔다. 또 다음에는 여포나 하후돈 등의 주변 장수들이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장비가 눈에 띈 적은 없었다. 그런데 장비를 중심으로 삼국지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삼국지평화三國志平話>와의 만남은 제목에 있는 평화平話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해제」를 통해서 이 책이 가진 의미를 쉽고 편안하게 설명해 주는 옮긴이의 친절에 기대어 놀랍도록 새로운 삼국지의 탄생을 만나보았다. 『삼국지연의』보다 170여 년 앞선 <삼국지평화>는 장편 역사 이야기가 공연을 거치고 공연 장르의 대본인 평화를 거쳐 장편 소설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구전된 옛날이야기를 글로 담은 것이다. 옛날이야기는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는 것처럼 환상과 꿈이 담겨있듯이 <삼국지평화>도 판타지 소설처럼 '환생'으로 시작한다.


<삼국지평화>의 주요 흐름은 『초한지』의 영웅(한신·팽월·영포)들이 『삼국지』의 영웅(조조·유비·손권)들로 환생하여 자신들의 공을 인정해 주지 않았던 유방(헌제)에게 복수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삼국지』와는 시작도 끝도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적벽대전의 주인공이 제갈공명이 아니다. 『삼국지』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주된 흐름도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장비가 단독으로 책의 표지모델이 된 까닭도 이 때문인듯하다.

<삼국지평화>의 분량은 『삼국지연의』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삼국지의 주요 이야기는 거의 담겨있다. 어쩌면 『삼국지연의』는 <삼국지평화>라는 뼈대에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첨가에서 만들어진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삼국지와 비슷하게 하지만 또 다르게 읽히는 정말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재미나고 흥미롭게 또 다른 삼국지 한편을 만나게 해준다. 내용은 디테일하지 않고 때로는 흐름도 끊기는 듯하지만 끝까지 재미와 흥미를 놓지 않는 책이다. 또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삽화가 책의 매력을 더해 주는 또 다른 버전의 『삼국지』이다.

『삼국지』를 만나본 이들이라면 두 작품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수호지』를 읽었던 이들이라면 『수호지』에 등장했던 영웅들의 환상적인 후일담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삼국지』나 『수호지』를 읽지 않고 이 작품<삼국지평화>를 만나는 이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선물할 것이다. 그 선물은 바로 『삼국지』가 될 것이다.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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