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 끝나지 않는 전쟁, 자유세계를 위한 싸움
H. R. 맥매스터 지음, 우진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 문화적 현재 상황을 의심의 눈초리로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는 <배틀 그라운드>를 만나본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 안보보좌관을 지낸 맥매스터가 미국의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취지로 주변 관련국의 정세를 보여주고 있다. 동독 붕괴, 이라크 전쟁 등 다양한 실제 전쟁 경험을 가진 장군으로서 바라본 조국, 미국은 소련 붕괴 후 지나친 낙관주의와 무사안일주의에 빠졌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조심해야 할 강적으로 지목받은 국가들은 어디일까?

1부에서 러시아를 다루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현 상황에서 보지 않았더라면 더욱 흥미진진했겠지만 전쟁의 참혹한 상황을 전해 들으며 접한 푸틴의 야욕은 역겨움에 소름이 돋았다. 인류가 가진 자원이 이제 고갈 상태에 다가가고 있어서 자원이 무기가 되고 있다. 물론 그러면 안 되겠지만 푸틴은 자원을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 예상했고,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도 어느 정도 예측한듯하다. 그렇다면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까닭은 무엇일까?

2부는 중국으로 이어지고 남아시아, 중동, 이란을 거쳐 6부에서 북한을 설명하고 있다. '광기란 무엇인가','정권 유지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상황을 두 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북한의 정권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늘 궁금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 까닭을 알게 된듯해서 무척이나 좋다. 그런데 7부 경기장이 제목부터 꺼림직스럽다. 책의 제목은 '전쟁터(BATTLE GROUND), 부제는 자유세계를 지키기 위한 싸움(The Fight to Defend the Free World) 인 책에서 경기장은 무엇일까? 혹시 전쟁터? 미국과의 경기장에서 우리는 어느 쪽에 서야 할까?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리고 아직도 전쟁은 진행 중이다. 지정학적 조건이 우리와 너무나 흡사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남의 일 같지 않다. 진보정권의 섣부른 판단이 전쟁을 초래했다고도 하고, 푸틴의 무리수라고도 한다. 전쟁의 원인이 무엇이든 인간의 존엄성이 말살되는 비극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그 발생의 시작점이 된 푸틴은 전범이 될 것이다. 아니 되어야 한다.

하지만 법률이 아닌 정치 즉 진영 논리가 개입하면 침략 국가 러시아도, 히틀러보다 더 미친듯한 푸틴도 아무 일 없듯 지나갈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는 광범위하게 보편화되었고 그걸 이용하는 지식층, 권력층은 진실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국력은 증발하고 그 자리는 전쟁이 채운다. 그런 슬픔과 아픔을 막기 위해서 우리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지극히 미국인의 관점에서 미국 중심으로 쓴 책이지만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도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일본을 만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일본은 전범국이지만 미국 자신들의 우방이다. 우리에게 일본은 러시아나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사이인데 말이다. 우방이라면 우방의 영토를 뺏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나라를 우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본이 미국의 우방인지는 몰라도 우리의 우방은 아닌듯하다.

벽돌책이지만 완독이 그리 힘들지는 않다. 재미난 지정학적 이야기가 계속 이어져서 마치 지역 전쟁사를 보고 있는 듯해서 흥미로웠다. 물론 실제 전쟁 경험이 풍부한 미국의 장군이 들려주는 적국들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두께는 난해한 벽돌책이지만 내용은 재미난 소설책 같은 책이다. 두께가 부담된다면 우리와 직간접적인 관련이 많은 중국과 북한만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중심에 놓고 읽으면 훨씬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유서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