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철학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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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3 철학은 이론이 아니라 삶의 기술이다. 이는 의사의 치유와도 같은 것이다. 철학은 운명을 받아들이도록 인도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어디서나 있어야 할 도구이다. 의사가 의료 도구를 지니듯이 말이다.

서양 철학의 탄생


동양철학과 현대 메타심리학의 연계를 연구하고 있는 철학 박사 양승권 교수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은 서양 철학의 탄생부터 현대 사회 철학까지 방대한 분량의 서양 철학을 요약해서 보여주고 있다. 서양 철학의 심오한 진한 맛을 볼 수는 없겠지만 서양 철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빠르게 맛볼 수는 있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우려낸 설렁탕보다는 쉽고 가볍게 맛볼 수 있는 라면 같은 책이다.

스피노자와 동양 철학


「머리말」에서 저자는 철학은 '생각하는 법' 자체를 가르쳐주고, 삶에 도움이 되는 '생각'을 제공하며, 행복감을 더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철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난 상황에서는 올바른, 내게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철학은 삶의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서는 것이다. 지식으로써의 철학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혜로서의 철학이 담긴 책이다.


p.243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현재의 선택이다.


본문의 내용은 탈레스로 시작해서 질 들뢰즈로 끝을 맺는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사에 커다란 흔적을 남긴 철학자들의 삶과 생각을 핵심만을 간추려 소개하고 있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재미나고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돌고래를 포유류로 분류한 최초의 철학자도 만날 수 있고, 욕망을 끊기 위해 자살했다는 철학자들도 만날 수 있다. 무허가 의료기기를 판매해서 교도소에서 삶을 마감한 철학자도 있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화형 당한 철학자도 있다.

동서양 철학사 연표


대부분 들어본 이름이지만 낯선 철학자도 있다.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 실시한 '국민체조'와 '국민교육헌장'이 마르쿠제의 '1차원적 인간'을 떠오르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비판 정신을 잃어버리고 평면적 사고에 빠진 사람(= 1차원적 인가)'을 만들기 위한 국가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이처럼 낯선 철학자와의 즐거운 만남이 재미를 더해주는 책이다. 거기에 철학자들을 담은 재미난 그림들이 있어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


'하룻밤 만에'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철학이, 철학자의 삶이 있을 수 있을까? 니체를, 미셀 푸코를 하룻밤 만에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다. 인간의 삶을, 생각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사색했던 철학자들의 수많은 밤들을 하룻밤 만에 따라잡는다는 것은 니체가 말했던 초인 정도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한다면 길지 않은 시간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를, 생각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렴풋하게 좋아했던 철학자 하이데거를 잃게 되었고, 데카르트의 명언을 얻게 되었다.


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미국 코넬 대학교 칼 필레머 교수가 65세 이상 1,500명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서 인상적이다. "당신의 삶에서 가장 후회되는 점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 중 가장 많은 답변이 "사소한 것에 걱정하며 살지 말 걸 그랬다"라고 한다. 그런데 인생에서 사소한 것이 무엇일까? 지나보면 사소하지만 지금 당장은 늘 무겁고 크다. 이런 생각을, 이런 질문을 자꾸 되뇌게 하는 책이다. 철학으로 가는 길을 속성으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페이퍼로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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