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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페이스
치넨 미키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2월
평점 :
"돈만 내면 당신의 얼굴을 바꿔드립니다."
치넨 미키토라는 일본의 현직 의사가 만들어낸 의료 서스펜스 미스터리 소설을 만나보았다. 현직 의사가 쓴 소설인 까닭에 생생한 수술 장면이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흥미로운 설정과 위트 있는 문장에 리얼한 수술 장면이 더해져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성형수술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돈만 밝히는 의사의 <리얼 페이스>는 어떤 모습일까?
엄청난 이야기는 성형 수술도 필요 없을 정도의 미모를 가진 마취과 의사 아스카가 자칭 최고의 성형외과 의사라는 히이라기의 병원에 면접을 보면서 시작된다. 천재적인 성형 수술 실력을 가진 지는 모르겠지만 아스카가 본 히이라기 원장의 첫인상은 까칠하기만 하다. 하지만 돈이 필요했던 아스카는 히이라기의 병원에 취직한다.
p.364. 수술로'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그것이 바로 그 남자가 사는 의미라는 것을.
첫인상대로 히이라기는 돈이면 무엇이든 하는 배금 주의자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형을 원하는 환자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히이라기를 보면서 아스카의 생각은 조금씩 우호적으로 바뀐다.
p.152. 세상의 '정의'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방관자의 다수결로 정해진 '정의'같은 건, 개똥만큼의 가치도 없어."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남편의 유산을 노리고 남편이 그리워하는 전前부인의 얼굴과 똑같이 성형을 원하는 여인과 성형 중독에 빠진 연예인 그리고 손녀 딸의 아빠를 지켜주기 위해 아들의 얼굴을 바꿔달라는 야쿠자 보스의 이야기까지 얼굴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의뢰인들의 마음까지 돌보는 히이라기 원장의 섬세한 배려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세 가지 이야기들이 가진 각각의 반전은 또 다른 재밋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책의 띠지에 있는 '당신은 반드시 속는다'라는 문구는 과장된 문구가 아니다. 아스카가 속듯이 유쾌하게 속게 될 것이다. 작은 반전의 매력을 수시로 만나게 되는 작품이다. 그러고는 더 큰 반전으로 끝을 맺는다.
4년 전 태국으로 도주했던 성형미인 연쇄 살인범이 다시 나타나면서 아스카는 다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데스마스크까지 만든 엽기적인 살인마의 정체가 히이라기 원장의 제자 가구라 세이이치였다는 사실도 당황스러운데 가구라가 병원에 불을 지른다. 그 화재 현장에서 아스카는 해고된다. 그러고는 히이라기 원장은 자취를 감춘다.
그때 아스카에게 저널리스트 하라 사키가 원장의 비밀을 함께 파헤치자며 접근한다. 히이라기 원장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 비밀에 다가가는 아스카를 위협하는 자는 누구일까? 가구라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긴장감과 불안감은 점점 더 고조된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만나보아야 할 소설이다. 서스펜스 소설을 좋아한다면 더욱더 만나보아야 할 소설이다. 재미와 감동이 맛있게 버무려진 소설을 원한다면 꼭 만나야 할 소설이다. 소심한 터프 걸 아스카와의 만남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소미미디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