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 평전 - 호랑이를 탄 군주
박현모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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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즉 난적亂賊을 대할 때는 선발제지(先發制之·먼저 나서 사태를 제압한다)방식으로 대응하라. 하지만 백성의 삶에 관계된 일은 엉킨 실타래(亂繩·난승)풀듯 조심스레 그 실마리를 찾아라 - 태종실록 15년 7월 6일


    한국학중앙연구소에서 오랜 시간 왕과 재상의 리더십을 연구한 박현모 교수가 들려주는 태종의 리더십을 만나본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만났던 이방원 그리고 태종의 모습은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다. 권력을 쫓는, 왕위를 노리는 비정한 인간으로 또 자신의 처가妻家는 물론 세종의 처가까지 몰살하는 포악한 군주로 표현된다. 저자는 이를 태종의 정치적인 면만 단편적으로 이해한 까닭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태종 이방원을 다각적으로, 입체적으로 분석한<태종 평전太宗評傳>에서 만나게 될 태종 이방원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이상향으로 그린 군주상에 맞는 우리 역사 속 군주로 '태종 이방원'을 꼽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처음인 제1장 정치가 태종에서는 태종의 국가관을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국가를 가문보다 우선시하는 '국가절대론'이 태종 이방원을 형제와 처가 그리고 사돈까지 몰살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2장 왕의 여자들과 인간 이방원에서는 왕비 원경왕후와 며느리 소헌왕후를 만날 수 있다. 그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는 태종의 눈물이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태종이 울보였다는 것이 사실일까?


    제3장 '태종 재상 3인방'이야기에 등장하는 세 명의 정승은 누구일까? 조준, 하륜 그리고 권근. 그런데 이들 세 명의 정승들은 성격도, 일을 해결하는 방법도 서로 달랐다고 한다. 각기 다른 인재를 적절하게 등용한 태종의 국가 성립 분투기는 제4장 '태종의 나라'조선에서 보여주고 있다. 정도전의 색깔을 지우고 왕권을 성립하기 위해 노력한 군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제5장 실용 외교와 국방에서는 사대교린이 가지는 좀 더 깊은 의미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조선 외교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사대와 교린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서 오늘의 우리의 외교도 돌아보게 해주고 있다.

 

    제6장 성공적인 전위, 리더십의 대단원에서는 태종의 냉혹함 뒤에 숨어 있던 고뇌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종에게 조금 더 안정적인 나라 조선을 물려주기 위해 악역을 자처한 것 같은 느낌의 태종 이방원이 낯설기만 하다. 왜일까? 제7장 태종 정치의 빛과 그늘을 통해서 이방원이 낯선 까닭을 알 수 있다. 또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태종과 세종의 비교를 볼 수 있다. 정말 흥미롭고 재밌고 또 유익한 책이다.

 

p.290. '역이족의亦已足矣'.이 말이야말로 정치를 대하는 태종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已足·이족; 이미 충분하다.


    역사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재미나고 매력적인데 역사 속 리더의 리더십과 위기관리, 위기 탈출 방법을 만날 수 있어서 훨씬 더 재미나고 흥미로웠다. 많은 매력을 가진 가독성 높은 책이지만 그중 가장 큰 매력은 부록에 실린 태종 어록 7선選이다. 태종 이방원의 리더십을 고스란히 담은 말들이 오늘을 사는 정치인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으면 좋겠다. 또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을 접해서 새로운 리더로 등장했으면 좋겠다. 태종을 통해서 새로운 내일을 그려보게 하는 책이다. 



 

"흐름출판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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