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 100년 역사의 고교야구로 본 일본의 빛과 그림자
한성윤 지음 / 싱긋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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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야구 인기는 시들시들하더니 이제는 방송에서도 외면당한듯하다. 하지만 일본의 고등학교 야구는 아직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 인기의 중심에는 고시엔甲子園 대회가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양국이 비슷한데 왜 고등학교 야구의 인기는 차이가 나는 것일까. 가벼운 물음에 정성스러운 답을 들려주고 있는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가볍게 시작한 만남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책 속으로 푹 빠져들고 말았다. 정말 강한 자력을 가진 책이다. 고시엔이라는 야구 대회를 통해서 일본의 사회·문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인문학적인 매력이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속으로 빨아들이는 자력이 된듯하다.

 

    25년째 스포츠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는 KBS 스포츠 기자 한성윤이 들려주는 '고시엔'이야기는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다. 고시엔 대회는 분명히 전국고교야구대회인데 이 책에서 만나 알게 된 고시엔은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였다. 야구가 종교에 비견될만한 인기를 누리면서 고시엔 구장은 성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 성지에서 매년 봄과 여름에 펼쳐지는 고시엔 대회는 고등학교 야구 대회를 넘어 청춘의 꿈이 되었다. 꿈을 이루려고 흘린 고등학생들의 땀과 눈물은 감동의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 감동적인 이야기는 전설이 되어 고시엔이라는 성지聖地를 더욱 튼튼한 성城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일본은 고등학교 야구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이고 상업적인 것과는 별개라는 놀라운 이야기를 주장하지만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렇게 고시엔이라는 고등학교 야구 대회를 통해서 일본 사회를 보여주고 또 우리나라 야구와 비교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비교하며 들려주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 전 세계적인 미투 운동에도 꿈쩍하지 않던 꽉 막힌 일본의 폐쇄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변화를 꺼려도 너무 꺼리는 일본이 잘못된 전통은 빠르게 손절하는 변화된 모습을 언제쯤 보여줄지 기다려본다.

 

    우리 사회도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갑질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일본의 모습은 많이 당황스럽다. 분명한 갑질이고 악습인데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웠다. 부상 방지를 위해서 전 세계적으로 자제하고 있는 금속 배트를 고집하고, 세계대회보다는 고시엔을 우선시하는 일본의 태도는 무언가 불편하다. 무엇이 불편한 것일까? 변화는 기존의 방법을 포기하고 수정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일본은 그 변화를 포기하고 과거 속에 머무르려고 하는 듯하다. 고등학생들이 무릎을 꿇은(도게자) 까닭은 무엇일까? 겸양 도장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설마'하게 된다.

 

 

 

    일본의 어제보다는 오늘과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게 접할 수 있었다. 고시엔이 가지고 있는 많은 부조리를 자세하게 설명해 주며 우리의 모습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함께 생각해 보길 권하고 있다. 재미나고 흥미로운 야구 이야기를 생각하고 이 책을 만난다면 신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인문학적 만남이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고시엔을 통해서 일본 사회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주는 특별한 책 <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과의 만남을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싱긋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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