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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파랑새
임용혁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2월
평점 :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즐겨 읽지 않는다. 특히 정치인들의 회고록이나 자서전은 읽지 않는다. 그들의 출판 시기가 대부분 총선전前이라 마치 홍보용 책자를 보는듯해서 접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출판사 서평단 활동으로 정치인의 자서전을 만나게 되었다. 서울시 중구의회 의장을 역임한 임용혁의 <명동 파랑새>는 그의 일생을 돌아본 자전적 에세이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길을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만약에 현재 정당 소속의 정당인(국민의힘 서울시 당 문화관광위원장)이 쓴 책이 아니었다면, 은퇴한 정치인이 쓴 책이었다면 유쾌하게 저자가 이룬 성과에 박수를 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좋아하던 소년은 음대 진학에 실패하고 제대 후 다방에서 경력을 쌓아 자신의 가게를 경영하게 된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성실함이고 자신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배려심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중한 인연들이 그와 함께한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며 빵을 통해서 이웃 사랑을 실천한다. 그렇게 당시 서울 상권의 중심이었던 명동에서 경제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성공한 저자에게 정치 입문의 길이 열린다. 그리고 많은 고민 끝에 그 길에 들어서게 된다.
p.254. 조직의 문화는 몇몇 윗사람들이 만드는 게 아니다. 실무를 하면서 현장에서 뛰는 보다 많은 직원이 만드는 것이다.
서울 중구의회 의원으로 활동하게 된 바탕에는 명동 예비군 소대장이라는 경험이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명동이라는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던 저자는 명동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많은 성과를 끌어낸다. 그 성과의 바탕을 저자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이 먼저다'라는 소제목으로 표현하고 있다. 또 저자는 다양한 경험은 언젠가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가장 소중한 자산은 '사람'이지만 말이다.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청년은 명동의 파랑새를 꿈꾸면 다시 '정치판'위를 날아오른다. 정치에 대한 마음이 다시 싹텄다.(p.302)라는 마지막 문장에서 저자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꿈꾸며 생각해오던 '고귀하고 신성한 정치'를 꼭 이루길 바라본다. 누군가가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은 성공신화를 그려내는 소설보다 극적이고 감동적이다. 성실과 배려 그리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저자의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정치인이라는 색깔을 배제하고 만나본다면 성공철학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에세이이다.
"페이퍼로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