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집을 갖추다 - 리빙 인문학, 나만의 작은 문명
김지수 지음 / 싱긋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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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구, 집을 갖추다>라는 제목이 주는 첫 느낌은 인테리어 소품을 소개받을 것 같은 딱딱함이었다. 하지만 한자어 가구家具의 뜻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첫 페이지에서 무언가 모를 편안함을 느꼈다

한자어 가구는 집 가 갖출 구, 즉 '집을 갖추다'라는 뜻이다.

그렇게 가구를 통해서 들려주는 인문학 이야기를 만나보았다. 인간의 삶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찾아보는 인문학을 만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특히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문학 이야기는 언제나 새로운 지식과 함께 감동을 안겨준다. 지성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주는 까닭에 인문학 이야기가 점점 더 인기를 모으는 듯하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빙, 사물, 공간. 

   1장 리빙에서는 책 표지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리빙 인문학'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준다. '홈 퍼니싱스Home Furnishings'라는 낯선 개념을 통해서 이케아IKEA가 가구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고 조선시대 현종과 숙종 때 닥친 소빙기가 만들어낸 우리만의 문화를 만나볼 수도 있다. 그리고 앤티크와 빈티지, 레트로 그리고 클래식의 차이도 접할 수 있다. 또 가구를 만나던 중에 '노르웨이의 숲이든 가구든 간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비틀스를 만나보는 색다른 즐거움도 접할 수 있다. 그렇게 리빙 인문학의 매력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각각의 가구 즉 사물로 이어진다.

p.309. 내가 사는 집에 관심을 갖고 잘 꾸미고 늘 관리한다는 것은

'나만의 작은 문명'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2장 사물에서는 화장대가 허영의 상징이 된 사연을 시작으로 공예와 예술의 차이를 생각해 보고 '좌식 가구의 끝판왕' 경대와 소반을 소개해 주고 있다. 로코코, 아르데코, 고딕 양식 등의 예술 사조와 함께한 가구의 예술적 흐름을 보여주며 거실로 나온 식탁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려준다. 이야기와 함께 접할 수 있는 많은 사진들과 저자의 스케치가 흥미를 배가시켜주고 있다. 각 이야기의 끝에 정성스럽게 달린 추신(PS)이 이야기의 폭과 깊이를 더해준다. 

   3장 공간에서는 앞에서 들려주었던 이야기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숨 쉬고 있는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이태원 거리에서 앤티크 의자를 만나고, 세계 3대 리빙 가구 박람회에서 새로운 흐름을 접해본다. 우리의 안방 문화를 조금 깊게 들여다보고 북유럽 디자인에서 색상이 '톤 다운'된 까닭을 보여준다. 또 로미오와 줄리엣, 헨리 데이비드 소로, 제인 버킨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나고 흥미롭다. 부록'가구 연대기'에서 가구의 역사를 다시 한번 전체적으로 정리해 주며 매력적인 리빙 인문학의 재미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기쁨을 주는 인문학 책을 만나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주는 <가구, 집을 갖추다>를 통해서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만나보길 바란다. 현직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 김지수가 들려주는 최신 트렌드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싱긋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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