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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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다룬 책들이 재미나고 흥미로운 까닭은 언제, 누가,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같은 사건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 로마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그리스,로마 신화이다. 신들의 이야기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알렉산드로스와 로마제국을 다스렸던 정말 다양한 캐릭터의 황제들이다. 정말 재미나고 흥미로운 서양 고대사의 중심인 그리스,로마사를 특별한 관점에서 풀어놓은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를 만나보았다

   

   그리스 로마사를 거꾸로 읽는다면 그 중심에 서게 되는 사람들은 아마도 황제가 아니라 로마 시민들이 될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나 색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로마와 그리스에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즉 나와 너 그리고 그의 삶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시험에는 나오지 않겠지만 진짜 놀랄만한 세계사를 만나보고 싶다면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평범한 이들의 삶을 담고 있지만 그래서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후대 역사에서 사라질 나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특별한 만남을 준비한 개릿 라이언은 책의 구성도 독특하게 꾸민다. 총 6부로 나눈 본문에 36가지의 질문 던지고 그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본문의 내용들도 흥미롭고 재미나지만 '주석'을 통해서 보여주는 저자의 위트와 유머가 책을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질문 중에는 '별걸 다 궁금해하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놀랄만한 질문들도 있다. 이 책의 첫 문장을 통해서 독자들은 그리스 로마인들의 삶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p.12. 지금 당신은 고대 아테네의 혼잡한 거리를 걷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역사를 들려주다가 자꾸만 독자들을 역사 속으로 밀어 넣는다. 길을 걷는 주인공이 되게도 하고, 전쟁에 참여한 그의 옆에 있게도 한다. 그러니 책을 읽는 동안의 몰입도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p.298. 그는 눈을 끔뻑거려 땀을 떨어냈다.

   역사 이야기를 접하고 있는데 소설 속 주인공이되고, 소설을 끌고가는 화자가 되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해주는 책이다.

   36가지의 질문 모두가 흥미롭고 특별한 답을 들려주는 의미 있는 질문들이다. Q.3. 어떤 반려동물들을 키웠을까? 곰과 사자는 애교다. 놀랍도록 색다른 반려동물들을 만나보기 바란다. Q.9. 평균 수명은 몇 살이었을까? 10명 중 1명이 60세까지 생존했고 100명 중 1명이 80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기대 수명은 몇 년이었을까? Q.20. 인신 공양은 흔히 벌어지는 일이었을까? 잔인한 관습의 정리는 어떤 식으로, 누가 행했을까?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매력적인 책이다. 

   특히 6. 그리스 로마시대 그 이후에 담긴 이야기들이 너무나 좋았다. 대로마 제국이 붕괴된 후의 로마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대왕이란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알렉산드로스의 시신은 어디에 있을지 또 라틴어와 그리스어의 운명은 왜 달라졌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답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매력은 '부록' 고대 시대에 대한 간략한 문답 시간인 듯하다. 고대 그리스·로마사를 정말 잘 정리해 주고 있다. 특별한 매력을 짧은 문답 속에 집약해 놓은 것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큰 흐름의 방향을 잡아줄 것이고, 나처럼 그저 역사가 좋은 이들에게는 모임에서 돋보일 수 있는 기회를 줄 매력적인 역사 책이다.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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