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지까지 - 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
조경일 지음 / 이소노미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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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 위원 조경일이 쓴 <아오지까지>를 만나본다. 부제'세 번 탈북한 소년의 나라'가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런데 북한에서 탈출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제목이 '아오지부터'가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의아심이 든다. 하지만 그 의아심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리게 된다.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대외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저자의 고향이 아오지이다. 우리에게는 악명 높은 수용소가 있는 곳으로 알려진 그곳이 저자가 나고 자란, 가고 싶은 고향인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아오지까지>인지도 모르겠다.

부제에 등장하는 소년은 열두 살에 처음 엄마 손을 잡고 두만강을 건넌다. 그리고 열일곱 살에 감행한 탈출에서 탈북을 성공한다. 세 번째 탈출만에 서울에 도착한 것이다. 소년의 엄마는 남한에 먼저 도착해서 세 번의 탈북을 도와준다. 하지만 소년의 아버지는 아직 북한에 남아있다. 그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이야기 중간중간 보인다. 탈북한 소년의 나라는 어디일까? 엄마와 소년이 지금 있는 남한일까? 아니면 그리운 고향과 아버지가 있는 북한일까?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또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는 소년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로웠다.

한창 몸과 마음을 키울 나이에 식량을 구하기 위해, 생존을 위해 탈북해야 했던 소년의 고달픈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오지까지>는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세 번에 걸친 탈북에서는 소년의 탈북 과정과 북한에서의 생활을 보여준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자신들의 탈북 과정을 드라마틱 하게 들려주던 이들의 이야기보다 더 드라마틱한 탈북 과정을 볼 수 있다. 탈북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선과 악이 혼란스러웠을 소년의 마음을 보는듯해서 안타까웠다.

p.143. 북한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내게 조국은 어디인가. 태어난 곳인가, 살고 있는 곳인가, 아니면 저기 너머에 무언가가 더 있는 곳인가.

2장 안녕하세요 조경일입니다에서는 저자가 치열하게 살아온 날들의 기록을 볼 수 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마치고 대학 생활을 하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마주하게 된 남한의 실상을, 우리의 민낯을 보여준다. 탈북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 접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리는 이유는 무얼까? 3장 마음의 벽을 허물어봐요에서 소년은 성장해서 청년이 되어있다. 몸도 마음도 성장해서 커다란 생각을 들려준다. 통일에 대한, 남북 협력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 여행만이라도 자유롭게 갈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다. 북한의 정권이, 평양의 기득권 세력이 무너지기 전에는 불가능한 바람같이 보여 씁쓸하다.

탈북 작가가 쓴 소설은 읽어보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북한 탈출기는 처음이다. 12세에서 17세 사이의 저자는 먹기 위해,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했고 그 고난의 시간을 이 책에서 들려주고 있다. 그러고는 남한에서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남한의 어른으로 성장한 북한 소년의 흥미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생존을 위해 탈북했던 청년이 꿈꾸는 통일 이야기를 <아오지까지>를 통해서 만나보기 바란다.

"이소노미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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